격앙된 회견 와중 "제대로 된 언론" 논란성 발언도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이은정 기자 =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고발사주 의혹이라는 돌발악재에 정면 돌파로 맞서는 형국이다.

진위와는 무관하게 대권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서둘러 차단막을 치겠다는 태세다.

8일 긴급하게 마련된 기자회견에서도 강경한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윤 전 총장이 공식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의 보도로 고발사주 의혹이 불거진 지 엿새 만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회견에서 "선거 때마다 이런 식의 공작과 선동이 나오는 게 한심스럽다"면서 "저 하나 제거하면 정권 창출이 그냥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나를 국회로 불러달라"면서 "당당하게 내 입장을 말할 테니 치사하게 숨어 의혹을 제기하지 말고 사실 아니면 책임질 각오로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윤 전 총장은 고발사주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한다.

애초 '무시 전략'을 취했지만,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세수위가 높아지자 더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여권발 정치공작 프레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짤막한 입장을 내놓은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윤 전 총장 캠프 자체적으로 '정치공작 진상규명 특위'를 출범시킨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인 김홍일 변호사가 위원장을, 역시 법조인 출신인 주광덕 전 의원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현 정부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폭로한 김태우 전 대검 수사관도 합류했다.

윤 전 총장이 대대적인 역공에 시동을 걸었지만, 되레 격앙된 어조의 회견에서 논란성 발언들이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 정치공작을 하려면 잘 준비해서 제대로 하라", "인터넷 매체가 한번 보도하면 정당의 전·현직 대표와 의원이 벌떼처럼 나서서 떠든다" 등의 발언은 경솔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은 특정 지상파 방송사까지 거론하며 "자신이 있으면 뉴스버스가 보도하고 달라붙을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데 줘서 독자가 많은 데서 시작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도 했다.

'제대로 된'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묻자 윤 전 총장은 "작은 언론이 메이저 언론이 아니란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공익신고자가 된 제보자와 관련한 물음에 윤 전 총장은 "나도 기자 통해서 들었는데, 여러분들 다 아시잖나"라고 대답한 뒤 국회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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