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도피사범 53% 급증 불구, 국가간 봉쇄·국제 공조 수사 위축 등 송환은 되레 32% 감소
[뉴스포커스]

미국, 울해 8월 현재 106명 최근 수년새 최다
사기범죄 42% 1위, 성범죄자 5년새 4배 '쑥'
"피해자 두번 울려…외교 협력으로 엄단해야"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뒤 미국 등 해외로 도주한 해외도피사범이 급증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이들에 대한 송환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해외도피사범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간 해외도피사범은 총 3593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2020명(전체의 56.2%)은 아직까지 송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해외도피사범은 2016년 616명에서 ▲2017년 528명 ▲2018년 579명으로 소폭 감소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19년 927명에서 2020년 943명으로 급증해 2016년 대비 53.1%나 증가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올해 8월 현재 106명으로 지난 2020년 한해동안 보고된 37명에 비해 거의 3배나 뛰었다. 미국 도주 해외도피 사범이 100명이 넘은 것은 최근 수년만에 처음이다. <표참조>

그러나 이처럼 해외도피사범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으로 거꾸로 해외에서 검거되어 송환된 인원은 2019년 401명에서 지난해 271명으로 1년 새 3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범죄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중국(1,198명 전체의 33.3%)과 필리핀(838명 23.3%)으로 도피 하였으나, 중국은 2019년 대비 지난해 송환은 40.7%, 같은 기간 필리핀은 31.6%나 급감했다. 

김도읍 의원은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해외도피사범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송환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면서, “특히, 성범죄자와 어려운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를 저지른 사기범죄자들의 해외도피가 증가하고 있어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해외도피사범의 범죄 유형을 살펴보면 사기범죄가 1,512명으로 전체 범죄의 42.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도박 483건 ▲폭력 192건 ▲마약 157건 ▲성범죄 109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범죄 해외도피사범은 2016년 11건에서 2020년 45건으로 5년 새 4배나 급증하였고, 사기범죄 해외도피사범도 5년 새(2016년 186건 → 2020년 447건) 2.5배 가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도읍 의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제 공조 수사가 많이 위축되고 국경이 봉쇄돼 범인을 검거 및 송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지만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범죄자들의 도피가 길어져서는 결코 안될 것”이라며, “각 국가별 긴밀한 수사 공조와 외교적 협력 등을 통해 범죄자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엄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전염병 등으로 인해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법당국은 체계적 시스템 구축과 각 국가들과 함께 협력하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