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간 숨어 산 탈옥수, 코로나19  경제난에 자수

호주에서 29년간 종적을 감췄던 탈옥수가 코로나 여파로 제 발로 경찰서를 찾아 화제다.

15일 ABC뉴스에 따르면 다르코 데식(64)이라는 이름의 남성은 지난 12일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29년 전 뉴사우스웨일스주 그라프턴 교도소를 탈출한 범죄자임을 자백했다.

그는 지난 1992년 8월 1일 대마초 재배 혐의 등으로 법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은 뒤 복역한 지 13개월 만에 탈옥했다. 이후 시드니 북부 도시를 전전하며 신분을 감춘 채 잡역부로 일했다.

경찰은 광범위한 수색을 벌였지만 그 어디에서도 그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그는 경찰의 수사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임금을 현찰로만 받고 누군가와 긴 대화를 나누지도 않은 정도로 치밀하게 조심하며 살았다. 경찰 관계자는 “데식은 철저하게 법을 준수했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만한 일도 하지 않았다”며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주변인들은 그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닥치자 그는 곤경에 처했다. 도시가 봉쇄되고 일거리가 줄자 집세를 내지 못해 거리로 나앉게 됐다. 그는 “지난 몇 주간 노숙 생활을 했다. 해변에서 잠을 자는데 ‘이렇게 사느니 지붕이라도 있는 감옥이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데식을 탈옥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조만간 재판이 열릴 예정이며 29년 전 다 치르지 못한 죗값을 더해 최고 7년의 징역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