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중증환자 빠르게 감소…확진율·재생산지수도 안정세

대형 병원 코로나19 병동 일부 운영 중단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4차 유행에도 강력한 방역 규제 없이 백신 추가접종(부스터샷)으로 대응해온 이스라엘에서 확연한 감염지표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감염 지표 안정세를 코로나19 4차 유행 극복의 신호로 보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4일 기준 신규 확진자 수는 3천186명, 중증 환자 수는 505명이다.

이스라엘의 하루 확진자 수는 1만 명 선을 오르내렸던 4차 유행의 정점대비 3분의 1선으로 줄어들었다.

중증 환자 수도 8월 말의 최고치(740명대)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전체 검사 수 대비 확진 비율도 최근에는 2.8% 선으로 7∼8%까지 치솟았던 8월에 비해 확연히 개선됐다.

재생산지수도 감염 확산이 빨랐던 지난 7월 1.4∼1.5까지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0.8 수준이다. 재생산지수란 감염자 1명이 몇 명을 감염시켰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1 이상이면 감염 확산, 1 미만이면 감염이 통제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입원환자와 중증 환자 수가 줄어들면서 이스라엘 최대 의료기관인 셰바 메디컬 센터는 6개의 코로나19 환자 병동 가운데 2곳의 운영을 중단했다.

또 갈릴리 메디컬 센터도 3개 코로나19 병동 중 1곳을 닫았다.

이스라엘의 이런 감염지표 안정세는 국민의 경제·사회적 활동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한의 통제만 유지하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 전략 속에 달성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1∼2회차 백신 접종을 진행한 이스라엘은 지난 6월 감염지표 호전과 함께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이후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한 4차 유행이 닥쳐 감염지표가 급속도로 악화했지만, 이스라엘은 공공시설과 상업시설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전면적인 등교 개학도 강행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자 등에게 발급하는 면역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이용해 미접종자의 공공장소 접근을 제한해왔다.

또 전세계에서 최초로 부스터샷을 도입하는 등 백신 접종률 제고에 힘써왔다.

이스라엘의 인구(약 930만 명) 대비 1회차 접종률은 약 66%(615만여 명), 2회차 접종률은 약 60%(566만여 명), 3회차 접종률은 약 38%(359만여 명)이다.

갈릴리 메디컬 센터의 마사드 바르훔 교수는 "4차 유행의 종식에 다가선 것이기를 기대한다"며 "다만, 아직 코로나바이러스가 남아 있는 만큼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백신 미접종자는 서둘러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