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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살 스타트렉 선장 "가장 심오한 경험"…10여분 진짜 우주여행 감격
'최고령 우주인' 된 윌리엄 섀트너, 고도 100㎞ 넘어 비행 눈물 '글썽'
 블루 오리진, 3개월 만에 두번째 우주 관광 성공 스타 홍보 효과 톡톡

1960년대 미국 인기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제임스 커크 선장을 연기했던 90살 노배우 윌리엄 섀트너가 우주여행의 꿈을 이뤘다.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미국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은 13일 텍사스주 밴혼 발사장에서 섀트너를 태운 '뉴 셰퍼드' 로켓 우주선을 발사한 뒤 무사 귀환에 성공했다.

◇"공상 과학과 실제 과학의 수렴"

우주선에서 내린 섀트너는 환영을 나온 베이조스를 껴안았다. 그는 "믿을 수 없고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오한 경험이었다"며 감격에 벅차 잠시 눈물을 글썽였다.

90살 노배우는 푸른 지구를 벗어나 암흑의 우주를 엿본 것에 사색적인 질문도 던졌다. 그는 "만물의 어머니 지구가 (아래에) 있는데 죽는다는 게 이런 건가.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섀트너 우주여행을 "공상 과학과 실제 과학의 수렴"이라고 묘사했다. 로이터 통신은 스타트렉 명대사 '우주, 최후의 개척지'(Space, The Final Frontier)를 인용하면서 "섀트너는 우주여행과 동의어였다"고 보도했다.

섀트너는 출발에 앞서 올린 동영상에서 "커크 선장 역할은 저에게 미래 우주인이 가질 지식을 선사했지만, 나는 항상 (우주여행) 호기심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섀트너는 이번 우주여행으로 우주 탐사 역사상 최고령 우주인이 됐다.

이날 우주선 귀환을 지켜본 한 관광객은 "섀트너는 90세 노인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우주관광 산업 '이정표'

이번 발사는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블루 오리진의 두 번째 우주 관광이다. 블루 오리진은 지난 7월 20일 베이조스 등 민간인 승객 4명을 태운 우주선을 쏘아 올렸고 3개월 만에 섀트너의 우주여행 꿈도 성공시켰다.

우주여행 경로는 첫 번째 비행과 같았다.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불리는 고도 100㎞ 릮카르만 라인'을 넘어 약 3분간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 중력 상태를 체험하고 지구로 복귀하는 여정이었다.

섀트너는 스타트렉에서 거대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를 지휘하며 은하 곳곳을 누볐지만, 블루 오리진이 제공하는 현실 우주여행은 10여 분이 소요됐다.

섀트너의 우주여행에는 전직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 크리스 보슈이즌, 의료 분야 기업인 글렌 더프리스, 블루 오리진 부사장 오드리 파워스 등 3명이 동행했다.

섀트너와 파워스는 무료 고객이었지만, 다른 두사람이 이번 우주여행에 얼마나 돈을 지불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외신들은 섀트너 우주여행 이벤트는 블루 오리진에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홍보 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루 오리진은 우주 관광 사업을 두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브랜슨은 지난 7월 버진 갤럭틱 우주 비행선을 타고 직접 우주 관광에 나섰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지난 9월 민간인들만의 사흘 지구 궤도 비행에 성공했다.

과학계는 이번 비행이 앞으로 10년 내 연간 30억 달러 시장 가치에 도달할 수 있는 초기 우주관광 산업에서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