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1월에 발생…당시 여파 탓인지, 추가충격 있었는지 조사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해상에서 이달 초 발생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는 지난 1월 대형 화물선의 닻이 바닷속 송유관과 부딪힌 뒤 이를 끌고가 송유관이 휘어진 것이 1차 원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유출 사고의 원인을 추적 중인 미 연방정부 조사팀은 17일 1천200피트(약 366m)짜리 컨테이너 화물선이 지난 1월 심한 폭풍이 닥친 롱비치 항구에 왔을 당시 직경 16인치(약 40㎝)짜리 강철 파이프를 닻으로 끌고 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AP·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기름 유출 사고가 있기 수개월 전 해저(海底)에 깔려 있던 송유관이 이 화물선의 닻과 충돌하면서 이를 덮고 있던 2.5㎝ 두께의 콘크리트 포장이 깨졌고, 30m 이상 끌려가며 휘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조사관들은 당시 이 충격으로 파이프라인이 곧바로 파손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조사관들은 당시 충격 영향으로 최근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는지, 아니면 그 이후 뭔가 다른 것이 추가로 충격을 줬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해안경비대는 전날인 16일 문제의 화물선 운영사인 MSC 지중해 쉬핑 컴퍼니와 소유업체를 유출 사고의 '관심 당사자'로 지정했다.

조사관들은 주말 새 마침 유출 사고 해역인 캘리포니아 롱비치 항구에 온 파나마 선적의 이 화물선에 승선해 조사를 벌였다.

해안경비대 소속 조사관은 "우리는 여전히 여러 척의 선박과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일 로스앤젤레스(LA) 남부 해상에서는 2만5천 갤런(약 9만4천L)의 원유가 바닷속으로 유출되면서 새와 물고기가 폐사하는 등 해양 생태계를 오염시켰다. 이로 인해 유출 지점 인근 헌팅턴비치의 해변과 습지 등이 모두 폐쇄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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