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채용 '하늘의 별따기'구인난 지속…낮·밤 골라 장사, 시간·요일 단축 변칙 영업

[뉴스분석]

온가족 출근 가게 일 분담 한인 식당 부지기수
"임금 올려도 직원 못구해" 美주류 식당 폐업도

일손 부족으로 미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기업은 물론 음식점, 상점들이 직원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사람이 없다. 

한인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특히 일손이 크게 딸리는 식당, 마켓 등은 타업종에 비해 정도가 심하다.  

김용호 남가주한인외식업협회장은 "직원 구하기가 힘들어 폐업 직전까지 몰린 식당들이 부기지수"라며 "일할 사람이 없으니 온가족이 나와 가게일을 돕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임금을 올려줘도 직원을 구하기 쉽지않다"고 말하고 특히 "낮 시간만 장사하고 일찍 문을 닫거나, 저녁 시간에만 영업을 하거나, 또는 주중 2~3일은 휴무하고  금요일과 주말 등에만 문을 여는 등의 편법 장사를 하는 한인 업소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인 마켓의 경우엔 캐시어 등 을 구하지 못해 웃돈을 주고 다른 마켓에서 일하는 직원을 데려오는 등의 직원 스카웃 전쟁이 암암리에 벌어지고 있다. 

미 주류사회는 이같은 구인난 해소를 위해 급여나 복지 혜택을 늘리고 재택·유연근무를 허용하는가 하면 직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자동차를 경품으로 나눠주는 기업까지 나올 정도 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주 ‘베이지북’경기동향 보고서에서 “근로자 확보에 실패한 기업들은 영업시간을 줄이거나 업무 자동화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한 음식점은 최근 직원 수가 줄어들자 휴업일을 1주일에 이틀로 늘리고 영업일에도 기존보다 1시간 더 일찍 문을 닫기로 했다. 이때문에 이 식당의 매출은 40%나 줄었다고 했다. 그러나 매출 감소는 그나마 다행이다.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46년 전통의 한 이탈리안 식당은 일손이 모자라 폐업을 결정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 8월 한 달 동안만 430만 명이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뒀고, 기업들의 구인 규모는 1000만 명을 넘었다. 사직 직원수나 구인 규모 모두 올해 초보다 30∼40% 급증한 수치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런 이례적인 구인난을 두고 코로나19로 인해 베이비붐 세대들이 대거 은퇴하면서 노동인구 자체가 감소한 점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올 8월까지 미국의 '조기 은퇴자’가 300만 명을 넘는다는 분석<본보 10월26일자 A-1면 보도>을 내놨다. 코로나19만 아니었으면 아직까지 일터에 있었을 미국인들이 팬데믹 때문에 그만큼 일찍 은퇴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급한 실업수당도 구인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추가 수당 지급이 종료됐지만 이후에도 구인난은 계속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심각한 구인난이 올 연말연시에 피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