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뷸런스운영자협 분석…회복불능 1만2천명 추산

팬데믹 탓 정체 심화…"보건의료체계 심각한 위협"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영국에서 앰뷸런스에서 오랜 시간 대기하는 것을 포함해 빨리 입원하지 못해 건강 상태가 나빠지는 환자 수가 연간 16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서가 나왔다고 일간 가디언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영국 앰뷸런스운영자협회(AACE)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이 가운데 1만2천 명은 빨리 치료를 받지 못해 회복 불능의 매우 심각한 건강상의 손상을 입는다고 밝혔다.

가디언이 입수한 AACE 보고서는 영국 보건 당국의 공식 통계에 근거한 것으로 이 통계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AACE는 지난 1월 4일 영국 전역에서 앰뷸런스에 1시간 넘게 실려 대기했던 환자 통계를 전수조사해 건강 상태가 나빠졌거나 추가적인 수술 치료 등이 필요했던 이들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했다.

AACE는 "별로 특별할 것이 없는 올해 1월 4일과 같은 일이 매일 일어난다고 가정할 때 앰뷸런스에 실린 채 생명의 위협을 받는 환자는 1년에 16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이 가운데 1만 2천 명은 치료 지연으로 심각한 건강상의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봤다.

이런 환자들 가운데는 흉통, 패혈증, 심장질환, 간질 및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환자들이 포함돼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영국에서는 최근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들이 급증하면서 병원 침대가 동이 나 다른 환자들이 앰뷸런스에 탄 채 병원 밖에서 대기하는 소위 '앰뷸런스 정체'가 심각하다.

의사들은 코로나19 환자의 상태가 호전돼 충분히 퇴원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함부로 이들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응급 환자들이 앰뷸런스 실린 채 병원 밖에서 길게 줄을 서는 일도 있다.

영국 노동.보수 양당 의원들은 이런 식으로 환자의 상태가 나빠진다는 충격적인 사실은 영국 보건의료체계가 점차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k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