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경제인'각광, 세상 부러울 것 없던 '천만장자'부호

[중국]

3개 기업 운영, 언론도 성공 스토리 주목
공격적 사업 확장 화근, 빚더미 앉아 파산
폐품 주워 팔고, 구걸로 끼니 때우며 연명

가족 "성공한뒤 연락끊겨 원망…용서한다" 

"백만장자 부럽지 않던 기업 회장이 노숙인으로 전락했다."

지난 22일 중국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광둥성 선전의 한 70대 노숙인이 핫이슈로 떠올랐다.거리를 배회하며 폐지를 줍던 노숙인의 정체는 한때 천만장자로 이름 날렸던 장위안천(75)이다. 지난 20일 도심 공원 벤치에서 추위에 떨던 그를 지역 공익단체 관계자들이 발견하면서 구조했고, 이후 신원을 조사한 결과 유명 기업가였던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그는 한때 릫천만장자릮로 불리며 고향인 옌타이에서 의류회사를 차려 성공을 거둔 뒤 홍콩과 선전에서 식품 회사를 운영했다. 당시 그의 회사 지분은 90%를 넘었으며, 회사 직원 역시 수백 명에 달했다.

현지 언론도 그의 성공을 주목했다. 실제로 그가 운영한 선전시 성룡발식품공업 유한공사, 선전시 성룡달식품 유한공사, 연변 용달식품 유한공사 등 3곳의 성장세가 2014년 외부에 공개되기도 했다. 장위안천은 여러 인터뷰에 얼굴을 드러내며 자연스레 차세대 경제인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매년 공격적으로 사업 규모를 확장하던 게 화근이 됐다. 

그는 2003∼2009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가 지속적인 사업 확장에 결국 많은 빚을 지게 됐다. 결국 장 전 회장은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하게 되면서 2017년 파산했고 2020년부터 선전 거리를 떠돌면서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

쓰레기통에서 폐품을 모아 팔거나 구걸해 끼니를 때운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회장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이 파산 이후 나를 버렸다"면서 "선전으로 돌아와 재기하고 싶었지만 잘되지 않았고, 언제부터 길거리를 떠돌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사연을 알게 된 공익단체가 곧바로 장위안천의 가족들에게 연락했지만 “도움을 주고 싶지 않다”는 차가운 대답이 돌아왔다. 그가 사업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던 1990년대 무렵, 스스로 가족들과 연락을 끊은 채 생활해왔다는 게 이유였다. 장위안천의 부인은 “남편이 홍콩으로 이주한 이후 가족들과 인연을 끊었다. 남편이자 가장의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이제 와서 그를 집으로 다시 데려오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장 전 회장에게는 아내와 아들 둘, 딸 하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1990년대에 사업이 성공한 뒤 가족을 떠났고, 이후 가족과 거의 연락하지 않고 지냈다.

그러나 장 전 회장을 다시 데려오고 싶지않다던 가족들은 결국 오갈데없는 그를 고향인 산둥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지난 21일 장 전 회장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이렇게 초라하게 지내는지 몰랐다”며 “지난날의 아픔은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