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논란에 TV토론 효과도 기대 이하, 막판 전략 수정…부동층 구애 총력

盧 끌어안고 金·李 이어 윤여준도 회동…安과 물밑접촉? "많은 분들 서로 얘기"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홍준석 기자 = 대선 레이스 마지막 한 달 구간에 들어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하향 조정 국면에 들어선 지지율에 다급히 비상등을 켜고 중도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던 지지율이 반등은커녕 다소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자 막판 궤도 수정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는 대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였던 설 연휴 민심도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으며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 부인 김혜경 씨의 '의전 논란'이 불거진 데다 연휴 직후 열린 첫 TV토론 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는 것이다.

TV토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판정패'했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도 나온 상황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설 명절을 마치고는 지지율이 치고 올라갈 것으로 보고 전략을 짜놨었다"며 "여전히 윤 후보와 경합상태로 나온 이상 새로운 전략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스윙보터인 부동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방위 행보에 나서고 있다.

전날 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한 데 이어 이날은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상돈 전 의원과 오찬 회동을 했다.

이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과 함께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던 인사다.

이 후보는 오는 8일에는 합리적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도 회동할 예정이다. 윤 전 장관은 한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멘토로 불렸던 인물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원로들에게 위기 극복의 지혜를 구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통합·포용의 이미지를 부각하고 합리적 보수 성향의 부동층을 껴안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날 전직 고위공직자들의 모임인 '국정연구포럼' 출범식에 참석해 "인재와 정책에 있어 진영을 가리지 않는 통합정부가 필요하고, 내각도 국민 내각으로 가야 한다"며 "더 많은 인재가 미래를 준비하고, 차기 정부에 통합적으로 참여하는 큰길을 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차원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를 향해 거듭 손짓하는 것도 중도확장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선대위 강훈식 전략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어떤 거래와 같은 이야기는 없었다"면서도 "국민내각과 통합정부를 위해 열려있다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와의 접촉 상황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서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전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눈물'을 보인 것도 공격적인 메시지 전략의 하나로 꼽힌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이 후보에게는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일부 친노·친문 지지층을 껴안으려는 시도라는 평가다.

앞서 네거티브 중단 선언을 했던 이 후보의 입도 점점 거칠어지고 있다. 나란히 양강 구도를 달리고 있는 윤 후보를 정조준한 직격성 발언 빈도를 늘리며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려는 것으로, 이는 지지층 결집 노림수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공개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녹취록을 지렛대 삼아 이 후보는 물론 선대위, 당 지도부도 전면에 나서 연일 윤 후보에 맹공을 퍼붓는 중이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했던 '대장동 특검'을 다시 끄집어내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봉하마을에서 "결국 화천대유 업자들에게 이익을 준 것은 윤 후보 아닌가. 또 이익을 본 것도 윤 후보"라며 "윤 후보님. 당당하고 자신 있으면 (대장동) 특검을 수용하시라"고 압박했다.

송영길 대표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은) 대장동의 실체가 이재명이라고 지금까지 페인트칠하고 공격을 해왔는데 실세는 박영수, 윤석열이 대장동의 몸통이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며 국민의힘에 "지금이라도 빨리 특검 수용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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