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 둔화에 13개 주·워싱턴DC 마스크의무화 해제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시행해온 마스크 착용 기준이 같은 주(州) 안에서도 도시나 카운티마다 달라지며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마구잡이로 짜깁기해 만든 천 조각 같은 모양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둔화에 따라 많은 민주당 성향 주(州) 정부들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는 가운데 일부 도시·교육구는 의무화를 유지하면서 규정이 도시·카운티마다 달라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15일부터 코로나19 백신을 다 맞은 사람에 대해서는 실내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풀기로 했다.

백신 미(未)접종자는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

캘리포니아주는 그러나 초·중·고교 학생에 대해서는 최소 2주간 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최대 카운티인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는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바버라 퍼러 LA카운티 공중보건국장은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해도 안전한 수준까지 감염자가 떨어지는 데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이 걸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일리노이주도 이달 28일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없애기로 했지만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14일 확진자 수가 더 줄어들 때까지 마스크 의무화를 계속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매사추세츠주는 이달 28일부터 학교 마스크 의무화를 풀기로 했지만, 미셸 우 보스턴 시장은 보스턴시의 공립학교 학생은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한다며 주 정부와 다른 방침을 내놨다.

뉴욕주에서는 16일부터 실내 사업장·점포에서 마스크를 쓰거나 백신 접종 증빙을 제시하도록 한 조치가 사라지지만, 뉴욕시에서는 학교·의료시설 마스크 의무화가 계속 시행된다.

수도 워싱턴DC는 다음 달 1일부터 대부분의 실내 공간에 대해 마스크 의무화를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학교와 대중교통 수단에서는 착용이 계속 의무화된다.

미국에서는 최근 뉴욕·뉴저지·매사추세츠·펜실베이니아·버지니아 등 모두 13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DC가 공공 실내 장소나 학교에서의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했거나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보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대확산이 수그러들면서 지방정부가 아닌 개개인이 각자의 위험도를 판단해 마스크 착용 같은 방역 조치를 자율적으로 시행하면서 코로나19와 공존을 모색하는 단계로 전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마스크 의무화는 이처럼 많이 완화됐지만 일부 주와 병원·요양시설 등 특정 시설에 적용된 백신 접종 의무화는 대부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

NYT 데이터에 따르면 14일 기준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주 전보다 66% 줄어든 15만4천900여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4일 80만6천795명으로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견주면 한 달 만에 5분의 1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한때 16만 명에 육박했던 하루 평균 입원 환자도 8만9천100여 명으로 내려왔고, 거의 2주가량 2천500명 이상을 유지하며 고공행진하던 하루 평균 사망자도 2천400명으로 떨어지며 감소하기 시작했다.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