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수뿐 아니라 병원 수용능력도 주요 지표로 봐야"

주정부들 잇따라 마스크 의무화 푸는 가운데 CDC 지침 수정 시사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16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현재 상황에 부합하는 마스크 지침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사태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우리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 이 경로가 계속 유지되도록 방심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DC가 신규 확진자 수 외에도 병원 수용능력 같은 요인에 근거해 마스크 착용 등에 대한 새 지침을 곧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병원 수용능력도 추가로 중요한 지표로 봐야만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크게 수그러들면서 미국에서 주(州) 정부들이 이미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을 완화하고 있다.

미 CNBC방송은 월렌스키 국장의 발언이 지금까지 확진자 수를 주요 지표로 여기던 것에서 정책적 초점을 전환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우리는 이런 수치들이 좋을 때 마스크 착용 같은 일을 잠시 멈췄다가 사태가 악화하면 다시 마스크를 쓸 수 있도록 하려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침을 갱신한다면 이를 투명하게 소통할 것이며 그 지침은 데이터와 과학에 근거를 두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에서는 오미크론 확산이 퇴조하면서 지난달 14일 80만명을 넘기며 최고치를 기록했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달 15일 14만여명으로 뚝 떨어졌다. 이는 5개월 만의 최저치다.

이처럼 코로나19 유행이 한풀 꺾이자 뉴욕·뉴저지·캘리포니아 등 그동안 실내·학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던 주에선 이를 폐지했거나, 해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CDC는 종전의 엄격한 마스크 착용 지침을 계속 유지한다고 밝혔고, 사람들이 장기화한 코로나19 사태에 지친 만큼 CDC가 현실에 맞게 지침을 수정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력이 높아졌다.

월렌스키 국장은 일부 주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는 것과 보조를 맞춰 새 지침이 몇 주 내에 발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국적으로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극적으로 감소한 것에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또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주지사와 공중보건 전문가, 산업계 지도자들과 긴밀히 협조해 향후 연방정부의 코로나19 대응 계획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