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출소 후 용인 고급 전원주택단지서 금품 훔쳐

(용인=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한때 '대도(大盜)'로 불리다 말년에 초라한 좀도둑으로 전락한 조세형(84)씨가 출소 후 또다시 절도를 저지르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조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조씨와 공범 1명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용인시 처인구 소재 고급 전원주택 단지를 돌며 총 3차례에 걸쳐 3천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처인구 일대에서 절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CCTV 분석 등을 통해 조씨의 공범을 검거한 데 이어 전날 조씨를 붙잡았다.

앞서 조씨는 2019년 3월부터 6월까지 6차례에 걸쳐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일대 주택에서 1천200만원대 금품을 훔쳐 같은 해 6월 구속됐다.

이런 혐의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아 복역 후 지난해 12월 출소한 조씨는 불과 한 달여 만에 재차 남의 물건에 손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조씨는 1970∼1980년대 사회 고위층을 상대로 전대미문의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의 절도로 상류 사회의 사치스러움이 폭로됐으며, 조씨가 훔친 돈 일부를 가난한 사람을 위해 쓴다는 등 나름의 원칙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적'으로 미화되기도 했다.

조씨는 1982년 구속돼 15년 수감생활을 하다 출소한 뒤 선교활동을 하며 새 삶을 사는 듯했으나,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다시 범죄의 길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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