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켈로사우루스 다리 화석 '완벽 보존'…멸종시기 정확히 추적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6천600만년 전 공룡 멸망을 초래한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 순간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 화석이 미국에서 발견됐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과 BBC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은 미국 중부의 노스 다코다주 태니스 화석지에서 테스켈로사우루스의 다리 화석을 발견했다.

'아름다운 도마뱀'이라는 뜻의 테스켈로사우루스는 백악기 후기 북아메리카에서 살던 초식 공룡이다.

발견된 화석은 피부까지 남아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보존돼 있었다.

이 공룡의 다리 화석은 특이한 점이 있다. 순간 가해진 강력한 힘에 의해 몸통에서 깔끔하게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다리 화석에는 포식자에 의해 뜯긴 자국이나 파먹힌 자국, 병을 앓은 흔적 등이 전혀 없다.

런던 자연사박물관 폴 베렛 박사는 "이런 모습을 봤을 때 이 공룡은 거의 순간적인 충격에 의해 죽었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화석 분석을 통해 6천600만년 전 공룡 멸종을 야기했던 운석이 지구와 충돌했던 시간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화석을 발견한 필립 매닝 맨체스터대 자연사 교수는 B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석이 간직한 시간의 의미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라며 "내 커리어를 통틀어 이러한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팀이 소행성 충돌 때 쏟아진 파편을 들이마신 물고기 잔해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분석하면 훨씬 더 정확하게 그 화석지의 연대를 측정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태니스 화석지 연구에 참여한 맨체스터대 대학원생 로버트 드팔마는 "이번에 발견한 것들은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당시 순간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주고 있다"며 "돌기둥이나 화석을 보면 그날로 돌아가게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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