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단 "2015년·현재 모두 추간판탈출…병역의혹 충분 검증, 중단해달라"

신현영 "병역급수는 병무청이 판정…당시 MRI·CT 자료 국회에 제출해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최인영 김서영 기자 =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병역 판정 관련해 21일 재검을 받은 결과 2015년과 마찬가지로 4급 판정에 해당하는 진단을 받았다고 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측에서 검사 결과를 내놓은 데 대해 "셀프검증에 이어 셀프판정까지 했다"고 맞받았다.

◇ 신촌 세브란스서 의료자료 재판독 및 재검사…"병역판정 기준 4급 소견 확인"

준비단은 이날 오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정 후보자 아들에 대해 전날부터 이틀간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재검증을 한 결과 '신경근을 압박하는 추간판 탈출증' 의심 진단이 나왔으며, 이는 병적기록표에 기재된 2015년 4급 판정 사유와 동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20일 늦은 오후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고 21일에는 신경외과 외래 진료를 받는 방식으로 재검사를 받았다.

아들은 또 2015년에 받은 MRI 영상기록과 진료내역을 함께 가지고 가서 2015년 당시 상태에 대해서도 진단을 요청했고, 영상의학과 교수의 판독과 신경외과 교수의 진료를 받고 진단서를 발급받았다고 준비단은 설명했다.

진단 결과, 정 후보자의 아들은 2015년 당시 영상·진료 기록을 통해 제5 요추-천추 간 좌측으로 좌측 제1천추 신경근을 압박하는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 소견을 확인받았다.

현재는 2015년과 동일하게 제5 요추-천추간 좌측으로 퇴행성 추간판 탈출증 및 좌측 제1 천추 신경근 압박 소견이 나왔다고 준비단은 밝혔다.

전날 촬영한 MRI 영상에서는 왼쪽 제1 천추 신경(S1 nerve compression)을 압박하는 제5 요추-제1 천추의 추간판 돌출(L5-S1 disc extrusion), 그리고 이로 인한 중앙 척추관 협착증(central spinal canal stenosis) 소견이 나왔다.

이는 2015년 MRI와 비교해 증세가 조금 더 진행된 소견으로, 준비단은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의 2015년도 기준에 따른 4급 판정이 맞다고 강조했다.

◇ 정 후보자 "2차례 신검에 이어 이번 MRI 검사·의료진 재검증까지 마쳐"

준비단은 세브란스병원이 발급한 정 후보자 아들의 의무기록 사본 증명서와 진단서, 영상검사 판독 결과 등 서류도 함께 공개했다.

2015년 당시 검사규칙(별표2)의 '질병 심신장애의 정도 및 평가기준 242. 척추질환' 중 나-3-나 '돌출형이면서 척수, 마미총, 신경근의 부분 압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준비단은 아들의 실제 '병적기록표'에도 4급 판정 사유가 '2015.11.6 신체검사에 따라 검사규칙 제872호 242-나-3-나 척추질환'으로 기재돼 있다면서 "2015년 병역 판정이 이번 재검증 결과와 동일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정 후보자의 아들은 2010년 첫 병역판정검사에서 2급으로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5년 후인 2015년 재검에서 사회복무요원(4급 보충역) 소집 대상으로 달라진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의 아들이 아버지의 직장에서 검사를 받았다는 점을 두고 아버지 직위를 이용한 특혜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요직을 두루 거쳐 2017∼2020년에는 병원장을 역임했다.

정 후보자는 아들이 19세이던 2010년 2급 판정 때는 재수 중이어서 입영 연기를 신청했고, 경북대 공대 2학년이던 2013년 왼쪽 다리가 불편해 경북대병원에서 MRI를 촬영한 결과 척추협착증 소견이 나왔다고 설명해왔다.

정 후보자는 또 2015년 재병역 판정검사 통보를 받은 뒤에는 병무청 지정병원인 경북대병원에서 다시 MRI를 촬영했고, 병역판정검사 의사가 정확한 판정을 위해 다시 CT를 촬영해 직접 4급으로 판정했다고 밝혔었다.

준비단은 "후보자 아들의 척추질환은 경북대병원 2번의 MRI, 병무청의 CT 검사 등 서로 다른 3명의 의사가 총 3번의 검사를 거쳐 진단한 결과"라며 "이에 더해 세브란스병원의 MRI 검사와 의료진의 재검증까지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준비단은 과거 3차례 검사에서 진료 의사가 모두 경북대병원 의사라는 보도가 있었으나 병무청 검사 의사는 경북대 출신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 "특혜·도덕적 부당행위 없었다"…민주 "복지위로 자료 제출" 요구

정 후보자는 "아들은 어떠한 특혜나 도덕적으로 부당한 행위 없이 공정하고 엄격한 절차에 의해 병역을 판정받았다"며 "이러한 결과를 충분히 검증한 만큼 병역 판정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을 이제는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준비단은 또 국회에서 추천하는 의료인들에게 2015년도와 이번에 촬영한 MRI 영상 등 진료기록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자는 "자녀들에 대해 불법적인 특혜나 조작은 물론, 도덕적·윤리적으로 어떠한 부당행위를 한 적이 없으며 정확한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인 검증을 소망한다"며 자녀들의 편입 과정에 대한 교육부 조사도 신속히 실시되기를 희망하고 필요하면 자신이 직접 조사를 받는 등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변인인 신현영 의원은 이날 정 후보자측이 재검사 결과를 공개한 데 대해 "국민이 궁금한 것은 2015년 MRI(자기공명영상) 영상자료에 대한 판독과 당시 4급 판정의 적절성 여부"라며 "당시 MRI·CT 영상자료를 제출하라는 국회 요구에도 불구하고 의혹의 핵심과 무관한 2022년 현재의 척추상태 MRI 촬영을 스스로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신 의원은 "정 후보자는 '병역법에 따른 4급 판정이 맞음'이라고 단언했는데 진단에 대한 병역급수 판정은 병무청에서 하게 돼 있다"며 "오늘 (4급 판정) 판단은 세브란스가 한 것이냐, 인수위가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의사 출신인 신 의원은 "오늘 발표한 세브란스 진단명은 '요추원판 전위', 즉 허리디스크라고 돼 있다. 차마 척추협착으로 진단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MRI와 CT 영상자료를 직접 제출해 보건복지위원들에게 자체적으로 전문가 판단을 의뢰, 판정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