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 탱크 530대 파괴…약한 공격에도 취약, 손 못쓴채 '자폭' 푸틴의 릫굴욕'

[우크라이나]

포탑 내 최대 40개 포탄, "연쇄 폭발 도화선" 
1991년 걸프전때 부터 결함, 이제까지 방치

지상전에서 반드시 필요한 무기는 탱크다. 그렇기 때문에 시가전 등에서 탱크의 역할은 크다. 하지만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탱크는 수십년간 포탑의 설계 결함을 방치한 탓에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27일 벤 월러스 영국 국방부장관이 지난 25일 영국 의회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후 약 9주간 러시아군이 약 580대의 전차 손실을 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군사정보 사이트 '오릭스'는 이날 기준, 러시아군 전차 최소 300대가 파괴됐고, 279대가 버려지거나 손상·노획됐다고 분석했다. 사망한 러시아 병사도  1만5000명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전쟁 사진 분석 결과 러시아 탱크들이 ‘잭-인-더-박스 효과(jack-in-the-box effect)’를 겪고 있다고 분석한다. '잭-인-더-박스'는 상자에 든 잭이란 뜻으로 상자 뚜껑을 열면 인형이 튀어나오는 장난감을 말한다. 러시아 탱크들이 상부 포탑이 폭발하면서 파괴되고 있음을 잭 인 더 박스에 빗댄 것이다.

탱크의 '잭-인-더-박스' 현상은 탄약 저장 방식과 관련이 있다. 서방사회의 현대 탱크와 달리 러시아 탱크는 포탑 내부에 여러 개의 포탄이 들어 있다. 이 부분이 탱크를 약한 공격에도 취약하게 만든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최대 40개의 포탄이 있는 탄약 저장소를 폭발시키는 연쇄 반응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 장면이 담긴 소셜미디어 영상을 분석해보면 연쇄 폭발로 러시아 탱크들의 포탑은 2층 건물 높이만큼 치솟았다.

신(新)미국안보센터의 러시아 연구 프로그램 관계자인 샘 벤뎃은 “우리가 살펴본 봐로는 러시아 탱크는 설계 결함을 안고 있다”며 “탱크 명중 시 탄약을 빠르게 점화시켜 엄청난 폭발이 발생하고 포탑은 그대로 날아간다”고 설명했다.

전 영국군 장교이자 방산업계 애널리스트인 니콜라스 드러몬드도 “1초 안에 빠져 나오지 못하면 끝난다”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러시아군 탱크들이 대부분 이 같은 설계 결함을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문제는 이미 1991년 걸프전쟁 당시부터 알려진 사항이지만 이를 지금까지 방치한 것이다. 당시 이라크군 주력이었던 러시아제 T-72 전차는 미군 M1 에이브럼스 전차에 일방적으로 '학살' 되다시피 했다. 이 과정에서 T-72 전차의 포탑이 피격될 때마다 대폭발을 일으키며 높이 솟아오르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 설계결함의 최대 문제는 피격 시 전차에 탑승한 전차병의 생명을 보장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