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 때문에 홀로 자녀 키우는 '한부모 가정', "끼니 거르고 빚더미 앉고"

[뉴스진달]

한부모 가정 30% "가계 형편 나빠져"

#2020년 갑작스런 심부전으로 37세의 남편을 떠나보낸 엘리자베스 멘데스 사이그(33)는 두 살배기 아들 카요니를 혼자 키우고 있다. 그는 남편이 숨진 후 한동안 정부가 저소득층에 제공하는 푸드스탬프를 지급받아 사용해왔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 생물학을 가르치는 일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자 더 이상 푸드스탬프를받을 수 없었다. 자격이 없다는 이유였다. 또 그의 연간 수입이 2만5000달러를 넘어 사회보장국으로부터 받아온 배우자 사망 수당을 받을 자격까지 잃게 될 상황이다. 이러한 지원을 못받게 됨에 따라 매월 700달러 상당이 수입이 줄게 됐다. 그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하지 않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쥐어낼 수 있는지 알아내는 것이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40여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에서 홀로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 가정의 일상 생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고 CNN이 10일 보도했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인해 식료품, 개스, 임대료, 공공요금의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더 올랐지만 임금 인상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특히 한부모의 절반 이상이 시간당 15달러도 못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한부모들은 본인의 식사를 거르고 자녀들이 충분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거나 가족들에게는 이전보다 덜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게 됐다.

또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 등 정책으로 인해 부채가 늘고 상황이 악화될 수 있는 수준까지 예상치 못한 비용을 지출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제공됐던 세제 혜택의 종료 역시 재정 부담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3월 모닝컨설트의 조사결과 한부모의 30%는 전보다 가계 재정 형편이 더 나빠졌다고 밝혔다. 반면 전체 성인 중에서 이같은 답변을 한 응답자 비율은 22%를 웃돌았다.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한부모 가구는 지난 12개월 동안 전체 월 소득 대비 약 16%를 적게 벌었고 월 지출도 약 8% 줄었다.

모닝컨설트의 존 리어 수석 경제분석가는 "성인들이 전반적으로 월평균 소비와 소득 사이의 확실한 격차를 지속적으로 보고하는 반면, 한부모들은 훨씬 더 적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 상승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기 침체와 더 높은 금리는 저소득층에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압박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지만 대출 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 매달 신용카드나 다른 대출에 더 많이 의존하는 저소득층에는 더 큰 타격을 준다.

한 경제 분석가는 "현재 우리가 추가적인 경기 침체를 경험할 가능성이 늘고 있으며 가장 취약한 가구들 중 일부가 이에 노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