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 3배 급증…"직장, 등교 등 일상생활도 제대로 못해"

[뉴스포커스]

작년 가주 전체 33% 증가, 9·11 테러 이후 최다
아시안 89건→247건…실제 피해는 더 많을 것

미국에서 아시아계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아시아인을 겨냥한 혐오범죄가 3배 가까이 큰 폭으로 증가,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AB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지난해 발생한 혐오범죄는 1763건으로 전년도보다 32.6% 증가했다. 이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다 수준이다. 

특히 이 가운데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는 247건이었다. 2020년 신고된 아시아계 대상 혐오범죄가 89건이었던 걸 고려하면 불과 한 해 만에 발생빈도가 3배 가까이(178%) 높아진 것이다.

혐오범죄에 가장 빈번히 노출되는 인종 집단은 흑인이었다. 흑인을 겨냥한 혐오범죄는 2020년 456건에서 작년 513건으로 12.5% 늘었고, 라틴계에 대한 혐오범죄도 같은 기간 152건에서 197건으로 29.6% 증가했다. 성적 지향성과 관련한 혐오 범죄 역시 205건에서 303건으로 크게 많아졌다.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인 캘리포니아의 주민 수는 4천만명에 육박한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아시아계 인구가 가장 많은 주이기도 하다.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PPIC)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의 인종비율은 2020년 기준으로 라틴계 39%, 백인 35%, 아시아·태평양계 15%, 흑인 5% 등이다.

이와관련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통계를 인용하며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기승을 부린 ‘증오’라는 이름의 전염병이 여전히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본타 법무장관은 1995년부터 증오 범죄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고했는데, 이러한 데이터는 역사적으로 과소 보고되어 왔기 때문에 데이터에서 나타나는 수치보다 실제 증오 범죄가 더 많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을 하거나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는 등 일상생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주민들이 자신이 다음 증오범죄 타겟이 될까 두려워하는 상황까지 이르게한 증오범죄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강력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