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비위 인사 요직 기용 논란에 거짓말 들통…내각 붕괴 위기 몰리자 '백기'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결국 곧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BBC는 7일(현지시간) 존슨 총리가 이날 사임을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서 총리실 대변인은 "존슨 총리가 오늘 성명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BBC는 존슨 총리가 이날 보수당 대표에서 물러나되 가을에 새로운 총리가 취임할 때까지는 총리직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당은 여름에 경선을 치르고 10월 초 당대회 전에 새 총리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슨 총리는 취임한 지 3년이 안 돼서 불명예 퇴진하며 단명한 총리로 남게 됐다.

보수당 신임투표를 통과하며 자리를 지켜낸 지 한 달 만이다.

존슨 총리는 전날 밤까지만 해도 단호하게 버티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내각이 붕괴할 지경에 이르자 더 끌지 못했다.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 등 휘하 각료 의원들 수십명이 침몰하는 '존슨호'에서 잇따라 탈출했고 남은 장관들마저 존슨 총리에게 투표로 쫓겨나기 전에 고이 사임하라고 권했다.

이날 아침에는 이틀 전 임명된 나딤 자하위 재무부 장관과 미셸 도닐런 교육부 장관마저 등을 돌렸다.

한편에선 보수당 신임투표 규정을 바꿔서 재투표하겠다는 압박도 계속됐다.

전임 테리사 메이 총리 역시 신임투표 통과 후에도 동료 의원들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해 재차 신임투표가 추진되자 물러난 바 있다. 당시 메이 전 총리를 몰아내는 데 앞장섰던 존슨 총리가 이제는 같은 처지가 됐다.

존슨 총리는 2019년 7월 취임한 이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코로나19 등과 관련한 위기를 숱하게 만났어도 모두 운 좋게 넘겨왔으나 작년 말 불거진 '파티게이트'로 큰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봉쇄 중 총리실 등에서 파티를 하며 방역규정을 어긴 일이 밝혀지며 민심이 크게 이탈했고, 당장 상황을 모면하려고 던진 말들이 거짓말 논란으로 부메랑이 돼서 돌아왔다.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대러 강경 대응에 앞장서고 브렉시트 후 EU에 각을 세우면서 지지층 결속을 시도했지만 도덕성 훼손 문제를 만회하지 못했다.

최근 물가 급등, 경기침체 우려 등도 현 정부를 향한 불만을 키웠다.

이런 가운데 성 비위 인사를 요직에 앉히고, 그에 관해 해명하는 과정에서 말을 바꾸며 거짓말 의혹이 생긴 것이 결정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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