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진 분석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절반 이상, 자신의 감염 사실 몰랐다"
[뉴스포커스]

감염력 확인 환자 중 56% "걸린줄 모르고 지나"
10%만 감기 등 증세, 대부분 무증상인채 회복
美 하루 확진자 10만명, 실제론 10배이상 많아
"미진단 감염 급증…철저한 코로나 검사 필요"

#LA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51)는 최근 일을 마치고 집에 오자 약간의 오한을 느꼈다. 귀가후 감기 약을 먹었으나 다음날 출근할때까지 낫지 않았다. 되레 콧물까지 흘렀다. 혹시나해서 자가 검사기로 코로나19 테스트를 했으나 음성이라 안심이 됐다. 다음날엔 아내가 콧물이 흐르고 기침이 난다며 일찌감치 자리에 누웠다. 본인도 코로나19 검사를 해보겠다길래 "내가 감기를 당신한테 옮긴 것"이라고 말하고 감기약을 건네줬다. 김씨는 3일이 지나도록 증세가 악화되지도 않았지만 개운하게 낫지 않아 다시 자가 검사를 했는데 역시 음성이었다. 내친 김에 아내에게도 자가 검사를 해보라고 했더니 이게 웬일, 양성이었다. 비슷한 감기 증세를 앓았는데 아내는 양성이고 본인은 음성이었던 것이다. 김씨는 잠시 고민했으나 그대로 회사에 출근하고 아무 말도 안하기로 했다. 분명히 음성이 나왔고 거의 다 나았는데 직장 동료들에게 이런저런 불안감을 주기 싫었다. 다행히 동료들중에 확진됐다는 사람은 없었다.  

부지불식간 오미크론 퍼트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과 하위변종이 전 세계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는 가운데, 오미크론 감염자의 절반 이상은 본인의 감염 사실을 알지도 못한채 지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LA비영리 매디컬센터 시더스-시나이 연구진은 오미크론 감염이 급증하기 시작하던 당시 센터 내 성인 직원과 환자로부터 2천479개의 혈액 시료를 확보해 분석했다. 혈액 내 항체 분석을 통해 210명은 오미크론 감염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들 중 56%는 본인이 감염됐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람 중에선 10%만이 감기나 다른 감염 증상을 겪은 적 있으며 대부분 드러난 증상이 없어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오미크론에 걸렸다 회복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들은 부지불식간에 다른 사람들에게 오미크론을 퍼트렸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처럼 많은 감염 사례가 인식·감지되지 못한 것이 오미크론 급속 확산의 한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다수 미국인 한번 이상 감염
이 센터의 수잔 쳉 박사는 "이 결과를 계기로 사람들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이 참석한 모임에 있었다거나 몸이 좀 안 좋아지기 시작했을 때 바로 코로나 검사를 받는 것을 생각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자신의 위험을 더 잘 이해할수록 자신뿐만 아니라 대중의 건강도 더 잘 보호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뉴욕대 랭곤 메디컬센터 감염병 전문가인 마크 시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보고된 것보다 실제로 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음을 보여준다”며 “하루 10만 명의 확진자가 보고된다면 실제 감염자는 100만 명쯤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겔 박사는 이처럼 감염자 과소 집계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대다수 미국인이 어떤 형태로든 코로나19에 한 번 이상 걸린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최근 미국에선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0만 명 넘게 집계되고 있는데, 실제는 이보다 10배쯤 많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지난 1월 이후 코로나19 대유행은 오미크론과 그 하위 변이들이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하루 신규 확진자는 델타 변이가 우세하던 지난해 7~12월에도 200만 명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지난 1월에는 한때 400만 명에 육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