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상속녀…범인은 납치 전과자

[뉴스인뉴스]

 32억불 가치 美 143위 기업 '오길'창업주 손녀
 20년간 수감'납치 전과자'유력한 용의자 검거
 보석금 50만불 책정…피해 상속녀 생사 불투명

테네시주 멤피스의 한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 여교사가 지난 2일 아침 조깅 도중 사라졌다. 현지 매체들이 엘리자 리자 플레처(34)가 평소 하던 대로 멤피스 대학 근처를 조깅하다 납치됐을지 모른다고 보도했을 때 평범한 여교사의 납치 사건이려니 싶었다. 올해 들어서만 이 도시에서 납치 신고된 것만 100건이 넘었다. 그런데 플레처가 멤피스에 본사를 둔 하드웨어 공급업체인 오길 사의 창업자인 조지프 오길 3세의 손녀로 2주 전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녀란 점 때문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게 됐다. 플레처는 사건 날 새벽 4시 30분쯤 보라색 조깅복 반바지와 분홍색 톱을 입고 운동하던 중 짙은 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탑승한 가해자에 의해 차량에 강제로 태워졌다.

2020년 석방후 또 범행
멤피스 경찰은 그녀의 납치에 관련돼 있을 것으로 보이는 차량을 발견해 차 안에 있던 클레오사 앱스턴(38)을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플레처의 실종 경위에 대해 사건 현장의 폐쇄회로(CC) TV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그녀는 SUV에 탑승했던 남성과 몸싸움 끝에 GMC 테레인에 강제로 태워졌다.
사건 현장을 조사하던 경찰은 플레처의 부서진 휴대폰과 버려진 물병을 발견했다. 특히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용의자 클레오사의 샌들에서 플레처의 유전자(DNA)가 검출돼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클레오사는 플레처가 어디에 있는지 밝히지 않아 경찰이 애를 먹고 있다. 경찰은 현장 조사 결과 플레처가 큰 부상을 입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용의자 클레오사는 납치 혐의로 거의 20년간 수감생활을 한 전과자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 2001년 납치 가중혐의로 수감된후 2020년 11월 석방됐다. 
경찰은 클레오사를 그의 동생 마리오의 집에서 체포했다. 마리오의 진술에 의하면, 범행에 사용된 GMC 테레인과 일치한 차량을 사건 당일 몰고 나간 클레오사는 마리오 집에 돌아와 차량 내부를 청소하고 옷가지를 세탁하는 등 미심쩍은 행동을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클레오사의 휴대폰 위치 추적한 결과 그 역시 현장 근처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납치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기소된 클레오사는 보석금 50만달러가 책정된채 6일 인정신문에 출두할 예정이다.  

가족들 현상금 5만불 내걸기도
한편 플레처의 재산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녀가 오길 창업자의 상속인인 것은 확인됐다. 2020년 기준 이 사업체는 55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연매출 32억 달러  이상의 값어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됐으며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미국 최대 민간기업 목록에서 143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가족은 그녀의 행방을 알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현상금 5만 달러를 내걸기도 했다. 
플레처는 베일러대학에서 운동 및 스포츠 과학 학위를 취득했고 벨몬트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녀는 보스턴 마라톤에 출전할 자격을 갖춘 노련한 주자로  2019년엔 세이트 주드 마라톤 대회에서 3시간 26분의 시간으로 완주, 2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8년 결혼 생활을 해온 남편 리처드 리치 플레처 3세와 두 아들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