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베이징=연합뉴스) 박종국 한종구 특파원 = 중국 쓰촨성 강진 당시 실종된 한 남성이 17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지진이 발생한 곳이 산악지대여서 야생 과일이 있고 물이 풍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21일 극목신문과 중국중앙(CC)TV 등에 따르면 쓰촨성 간쯔장족자치주 루딩현의 한 주민이 이날 오전 루딩완둥 수력발전소 인근에서 실종된 이 발전소 직원 간위(甘宇) 씨를 발견했다.

그는 지난 5일 지진 발생 후 동료와 함께 구조를 기다리던 중 동료와 헤어지게 되면서 실종됐다.

구조대가 헬기와 무인기 등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지만, 궂은 날씨와 험한 지형 등으로 그를 찾는 데 실패했다.

지형에 익숙한 마을 주민들까지 가세해 실종자 수색을 하던 이날 오전 9시께 한 주민이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들었고 그곳에는 간위씨가 누워있었다.

발견 당시 그는 온몸에 상처가 있었지만, 의식이 뚜렷했고 건강 상태도 양호했다.

주민들이 촬영한 사진 속에는 수척한 모습으로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란 그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는 "지진이 난 뒤 산으로 피신했다가 외부와 연락이 끊겼다"며 "시력이 나쁜 데 안경까지 잃어버려 하산할 수 없었고, 물과 야생 과일을 먹으며 구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간위 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 헬기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네티즌들은 여진이 계속되고 밤에는 기온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라며 반겼다.

지난 5일 루딩현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93명이 숨지고 간위씨를 포함해 25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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