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후 첫 예비군 30만명 동원령에 핵위기 고조, 사실상 핵전쟁 선포 세계 긴장
[러시아]

퇴로없는 총력전 불가피, '협상 종전' 물건너가 

우크라이나의 영토 탈환 공세로 급반전된 전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원령 발령으로 돌이킬 수 없는 확전 국면으로 치닫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21일 대국민 연설을 갖고  30만명의 예비군을 동원, 우크라이나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예비군을 동원하는 것은 2차 대전 이후 60여년만에 처음이다. 푸틴은 또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며 서방 세계를 향한 협박을 이어갔다.  워싱턴포스트는 “푸틴이 공포의 버튼을 누르고 핵 (무기) 위험을 높였다”면서 해당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푸틴은 이날 연설에서 “러시아와 러시아의 주권, (영토적) 통합성 보호를 위해 부분적 동원을 추진하자는 국방부와 총참모부의 제안을 지지한다”면서 “해당 대통령령에 서명했으며 동원 조치는 오늘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동원될 예비군의 인원은 30만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에앞서 전날인 20일 친러 반군이 점령 중인 돈바스 등 동부와 남부 지역 4곳의 친러 행정부 측은 오는 23~27일 러시아와의 합병을 결정하는 주민투표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DPR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돈바스가 고향으로 돌아간다”며 투표가 가결될 경우 최대한 빨리 러시아에 편입해 달라고 말했다.

점령지의 정식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에 이번 동원령까지 결정되면서 러시아가 지금까지의 '특수 군사작전'을 벗어나 사실상 진짜 전쟁을 선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핵 위협을 거론하면서 '모든 수단'을 언급하는 등 핵 위협까지 서슴지 않았다.

서방의 지속적인 무기 지원에 힘입어 러시아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동원령과 무관하게 지속적인 공세 강화를 다짐한 점 역시 퇴로 없는 총력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러시아가 동원령으로 확전을 선택한 이상 협상을 통한 종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은 어느 한쪽이 더는 전쟁을 수행할 수 없는 지경에 몰릴 때까지 전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동원령에 러發 튀르키예행 항공기 매진 
징집 대상자'공포의 엑소더스'

예비군을 대상으로 한 부분 동원령이 내려진 러시아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려는 행렬이 줄을 이으면서 튀르키예(터키)행 항공편이 매진됐다. 21일 dpa 통신은 이날부터 주말까지 튀르키예로 향하는 항공편이 동원령 발표 수 시간 전에 이미 매진됐다고 튀르키예 항공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튀르키예 항공의 웹사이트에서는 앞으로 3~4일간 모스크바에서 튀르키예 이스탄불, 앙카라, 안탈리아로 향하는 비행기 편을 구할 수 없다. 모스크바발 이스탄불행 비행기표 최저가는 8만 루블(약 184만 원)에서 17만3천 루블(약 398만 원)로 두 배 넘게 뛰었다.
또 다른 튀르키예 항공사인 페가수스 항공도 모스크바발 이스탄불행 비행기 편이 토요일까지 매진됐다. 튀르키예는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에서 아르메니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함께출입국이 가능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한편 러시아 상원의 개정안 승인에 따라 동원령이나 계엄령 중 부대를 탈영한 병사에 대한 최대 형량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미국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개전때부터 비상 계획…"심각한 후과 있을 것"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내리고 핵무기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듯한 메시지를 내자 심각한 후과를 거론하면서 강력히 경고하고 우크라이나를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핵전쟁은 승자가 없는 전쟁이며 푸틴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없었던 형태로 전쟁의 양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확전이나 최악의 경우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그는 "러시아가 하는 일의 규모에 따라 대응도 결정될 것"이라면서 "후과가 있을 것이다. 그들은 이전보다 세계에서 더 왕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전략 태세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때부터 전황이 어려워질 경우 러시아가 소형 전술핵 등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비상계획을 수립하는 등 대비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