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최전선 포화 예상했지만…우크라 승전보에 전황 변화 급물살

푸틴 '핵 으름장' 이어 키이우 대공습…WP "터닝포인트, 예측불가 상황으로 치달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예측할 수 없었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2일 진단했다.

최전선에서 포격을 주고받는 형세가 겨울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우크라이나의 연이은 승전보에 밀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위협 카드를 꺼내든 데 이어 전선에서 멀리 떨어진 도심까지 무차별 공습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서방에서는 이전처럼 우크라이나 영토 수호를 지원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더욱 강력하게 끌어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WP는 전했다.

이러한 전세 변화의 정점은 1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 러시아가 무차별 공습을 쏟아부은 것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이날 출근, 등교 시간대 도심을 덮친 수십발의 미사일로 최소 14명이 숨지고 100명가량이 다쳤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테러리스트 국가임을 스스로 재입증했다"고 규탄했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미스터 푸틴이 시작한 전쟁의 잔인함을 다시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전쟁의 성격과 속도가 불과 몇주 사이에 뒤바뀌면서 서방이 대응 전략을 구상하는 데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서 계획과 절차를 고수했으며, 자칫 러시아와 서방의 직접적 충돌로 이어지는 상황만큼은 피하는 것을 최우선에 뒀기 때문이다.

11일 화상으로 소집된 주요 7개국(G7) 긴급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도 이런 기류와 관련한 안건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 당국자들은 급작스럽게 움직이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반응을 내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급 당국자는 "전쟁의 전환점은 보통 위험한 지점이 된다"면서 "모퉁이를 돌아서면 무엇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지도부에서는 이미 10일 미사일 공습을 기점으로 전환점을 선언한 상태다.

러시아 상원 빅토르 본다례프 국방안보위원장은 이번 공습이 "새로운 국면"의 시작이었으며, 앞으로 "단호한"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8일 크림대교 폭발이 우크라이나 테러였다고 주장하며 이번 공습이 이에 따른 보복임을 천명했다.

미 국무부 고위 관료를 지낸 로즈 가테묄러는 푸틴 대통령의 핵위협 카드와 관련해 "핵무기 사용은 막다른 골목까지 갔다는 것"이라며 "이런 위협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