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25일(현지시간) 곰팡이 감염증이 갈수록 확산하고 약제 내성까지 보인다며 보건에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곰팡이 목록을 제시했다.

WHO는 그동안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에 대해서는 유사한 목록을 갖고 있었으나 곰팡이 감염증에 대해 이런 목록을 작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WHO는 기후 온난화와 여행과 교역 증가로 곰팡이 감염증 발생 빈도와 발생 지역이 확산해온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입원 환자들 사이에서 곰팡이 감염증이 크게 늘었다고 목록 작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난 발키 WHO 항균 내성 담당 부국장은 "곰팡이 감염증이 늘고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내성을 보이면서 공중 보건의 우려 사항이 됐다"고 말했다.

구강 칸디다증이나 질염 등 흔한 질환을 일으키던 곰팡이들이 점차 약제 내성을 갖게 되면서 전체 인구에 확산 가능한 감염증을 일으킬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곰팡이의 약제 내성은 농업에서 항진균제가 과도하게 사용돼온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목록은 공중 보건의 영향과 약제 내성 위험도에 따라 감염증을 일으키는 19종의 곰팡이를 '치명적인 우선도', '높은 우선도', '중간 우선도' 등 3가지로 분류해 제시하고 있다.

'치명적인 우선도' 그룹에는 높은 약제 내성으로 병원에서 많이 발생한 칸디다속 진균(Candida auris)과 크립토코커스 네오포르만스,아스페르길루스 푸미가투스, 칸디다 알비칸스가 들어있다.

'높은 우선도' 그룹에는 털곰팡이 감염증을 일으키는 털곰팡이목과 칸디다 군의 일부 등이 포함됐고 '중간 위험도' 그룹에는 콕시오데이데스 종, 크립토코쿠스 가티 등이 들어있다.

WHO는 그동안 곰팡이 감염증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아 연구 데이터가 부족하다면서 이들 곰팡이에 대한 각국 정부의 관심과 대응을 촉구했다.

이용 가능한 치료제도 현재 고작 4가지 종류밖에 없는 가운데 그동안 연구 지원이 미진해 임상 시험 중인 신약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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