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출발해 카타르 도하까지 걸어서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할 예정이던 40대 스페인 남성이 이란에서 실종됐다.

AP통신은 26일 "올해 41세인 산티아고 산체스가 3주 전 이란에 도착한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는 산체스 가족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산체스는 9개월 전에 스페인 마드리드를 떠나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는 것이다.

공수부대 출신인 그는 트레킹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15개 나라를 거쳐 이달 초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넘어갔다.

그는 자신의 여정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해왔으며 실종 전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가지지 않아도,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영감을 주고 싶었다"고 이번 도보 여행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2019년에도 마드리드에서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자전거로 이동한 경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달 초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넘어간 이후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그는 이란에서는 보트를 이용해 카타르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스페인에 있는 산체스 가족들은 17일 스페인 경찰과 외교 당국에 실종 신고를 했다.

산체스의 어머니 셀리아 씨는 AP통신을 통해 "(이란으로 넘어간 이후) 며칠은 걱정하지 않았다"며 "아들이 그럴 수도 있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8~9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되지 않아 경찰과 외교 당국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스페인 외교부는 "현재 산체스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테헤란의 스페인 대사관에서 이 문제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산체스의 부모는 "우리 아들은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저 레알 마드리드 팬으로서, 월드컵 개막에 맞춰 카타르에 가려고 했던 것"이라고 아들의 안전을 기원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카타르 도하까지는 7천㎞가 넘는 거리로, 비행기를 타도 6시간 30분 이상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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