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렌트비 부과·인상에 아파트 세입자들 골머리…집세까지 올라 이중고 부담 가중

[이슈진단]

법규·규정 제각각, 건물주와 갈등 빈번
비용 감당 못해 유기·보호소 양도 증가

 

#한인타운 원베드룸 아파트에 사는 김모씨(33)는 최근 친척으로부터 순종 치와와 한 마리를 얻었다. 한달쯤 지났을까 메니지먼트 오피스에서 다음달부터 반려견 렌트비 150달러를 부과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강아지를 키우는 이웃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냥 키우면 되는 줄 알았던 김씨는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반려동물 렌트비 때문에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세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있다.

최근 마켓워치에 따르면 일부 집주인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입자들에게 렌트비 이외에 반려견 렌트 비용을 추가적으로 요구하면서 세입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치솟는 렌트비에 반려동물 렌트비 인상분까지 떠안게 된 세입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집주인들은 반려동물로 인한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청소비와 유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4살 골든리트리버 믹스견인 구스를 키우고 있는 크리스 로스씨는 2019년부터 반려견 렌트비로 매달 45달러를 지불해 왔다. 현재까지 지불한 액수가 2천달러가 넘는다. 몸무게가 59파운드나 나가는 대형견이라 입주할때 300달러의 디파짓이 요구됐다. 이 돈은 환불이 불가능하다. 건물주는 최근 그에게 렌트비 인상을 통보했다. 1베드 아파트 렌트로 매달 1575달러를 냈으나 내달부터 1823달러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반려견 렌트비도 90달러로 올렸다. 

또다른 세입자인 모건씨는 1600달러 짜리 2베드 아파트로 이사하기 위해 고양이 두마리에 대한 반려견 요금 600달러와 첫달 렌트비가 포함된 2개월치 집세에 해당하는 보증금을 내야 했다고 밝혔다. 모건의 반려견 비용은 1마리당 한달에 30달러다. 그는 "반려동물 렌트비가 터무니 없다고 생각하지만 버리고 갈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건물주들의 마구잡이식 반려동물 렌트비 인상으로 인해 가뜩이나 렌트비 인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입자들의 재정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반려견 유지비도 상승했다. 지난달 실시한 렌딩트리의 설문조사에서 견주의 75%는 '인플레이션으로 반려견 유지비가 크게 늘어났다', 25%는 '추가 비용 감당이 버겁다'고 응답했다.

일부 동물 보호소에서는 렌트비와 유지비 등을 감당하지 못해 반려동물을 양도하는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협회(NAA) 관계자는 청소, 유지·관리 및 조경을 포함해 반려동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에 대해 어디까지 법적으로 허용이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다며 최근 반려동물 렌트비 인상은 과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법과 규정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반려동물 렌트비 등과 관계된 건물주와의 갈등은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