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난민 지원 나선'얼굴없는 작가' 뱅크시 

작품 당 8백만원…"대피 차량·난방기구 구입비로"

영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익명의 그라피티 작가인 뱅크시가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해 판화 50점을 찍었다며 이를 팔아 기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뱅크시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쟁의 유산 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공지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작품을 5000파운드(약 800만원)에 팔아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대피시킬 차량을 구입하고, 마을 주민들에게 난방 기구를 제공할 계획이다.

뱅크시가 만든 작품은 붉은 글씨로 'FRAGILE(깨지기 쉬운)'이라고 새겨진 골판지 박스에 흰 쥐가 있는 그림이다. 이 쥐가 미끄러지면서 발톱으로 글자 'FR'을 긁어 'AGILE(민첩한)'만 남은 모습이다.

뱅크시는 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재단 구호팀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전쟁 난민들에게 의약품과 난방기, 식수를 제공하며 위로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그들은 내가 앰뷸런스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해 줬다. 최소한 내가 몸을 녹일 수 있었던 앰뷸런스라도 몇 대 더 살 돈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뱅크시가 손으로 직접 그린 만큼 그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며 각각 뱅크시의 서명이 들어 있고 일련번호도 새겨져 있다. 작품은 한 사람이 1개만 살 수 있으며, 구매하려면 오는 16일까지 재단 홈페이지에 신상 정보를 남겨야 한다.

구매자가 많으면 컴퓨터 추첨을 통해 50명을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