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안 좋다고 출마 안 하는 것 아냐"…대구 동화사 방문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은 17일 "이제 마음의 결심은 거의 섰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대구 동화사를 찾은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아직 제가 언제 어떤 결심을 말씀드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때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 대표의 중요한 덕목은 국민의 뜻을 대통령께 잘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대로) 당의 모습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서 바람직하냐, 또 전당대회의 모습이 바람직하냐"를 놓고 고심 중임을 밝혔다.

그는 "최근 지지율이 역전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여론조사가 좋다고 출마하고, 안 좋다고 출마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론조사와 관계없이 전당대회의 모습이 어떻게 가야 하는가, 당의 미래가 어떻게 되어야 하느냐가 근본적인 저의 고민의 지점"이라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저에 대한) 해임이 대통령 본의가 아니라 생각한다"는 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제 사안뿐만 아니라 국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께 국민의 마음을 잘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다소 정보가 왜곡되거나 그런 경우가 왕왕 있지 않나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언급이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을 겨냥한 글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대통령께 정보를 전달하는 분들은 꼭 누구라고 특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잇따른 사찰방문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행보와 겹친다. 이유가 있나'는 질문에는 "대통령께서 방문하신 사찰은 맞지만, 동화사는 제가 의현 큰 스님과도 예전에 몇 번 뵌 인연도 있고 중요한 사찰이지 않나"고 답했다.

동화사에 정오께 도착한 나 전 의원은 회주인 의현 스님과 점심 공양과 차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의현 스님은 "민족의 명산 팔공산의 정기를 듬뿍 받아 앞으로 대한민국에 큰일을 하기 바란다. 대구시민들과 함께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큰 역할 해나가길 기도하겠다"고 덕담했다.

나 전 의원은 이에 "큰 스님 환영에 감사한다. 큰스님께서 주신 말씀 잘 새기고 대한민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사명에 대해 깊이 고심하겠다"고 화답했다.

점심 공양으로는 국수와 버섯, 나무, 김치, 오이무침 등을 취한 나 전 의원은 동화사 대웅전을 돌아보며 1시간 30분가량 머문 뒤 서울로 향했다.

mtkh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