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의혹, 성남시장∼대선후보 11년 수사 선상

성남FC와 묶어 구속영장 방침…6월까지 회기, 체포동의안 부결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정성조 기자 = 검찰이 수사중인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소환 일정이 구체화하면서 이틀간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이를 염두에 두고 이 대표 측과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 대표 측에 27일 배임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 대표가 검찰이 정한 27일(금요일)에 검찰청에 나온다면 월요일인 30일에도 출석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대표를 상대로 직접 확인할 내용이 방대해 조사에 최소 이틀이 필요하다는 게 검찰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검찰이 1년 반 가까이 수사한 위례·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혐의 사실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돼 대선 후보로 나서기까지 약 11년에 걸친다.

성남시가 주도한 이들 사업 전반의 최종 결재자가 시장이었던 이 대표 본인인 만큼 검찰은 의혹 하나하나에 대해 인지, 개입 또는 묵인을 확인해야 한다.

대장동 사업에 참여한 민간업자들이 성남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측과 사업 추진 단계부터 유착했고 내부 비밀을 빼내 불법 이득을 취했다는 게 검찰이 보는 비리의 구도다.

검찰은 이 유착관계가 형성된 시점이 2010년 6월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부터로 본다.

이 때문에 당시 최종 결재권자였던 이 대표가 사업 전반에 걸친 불법 행위에 개입했는지 살피기 위한 검찰 수사는 13년 전인 201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밖에 없다.

대장동 사업에서 초과이익 환수조항 배제, 용적률 상향, 1공단 공원사업 분리 등을 통해 공사 몫이던 개발이익을 민간업자에게 몰아주는 과정(배임)에 이 대표가 관여했는지도 주요 수사 대상이다.

대장동 개발의 추진·시행 단계뿐 아니라 2019년 시작된 수익의 배분 과정도 이 대표와 연결된 의혹이다.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의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에 이 대표 측이 약속받은 숨은 지분이 있는지, 민간업자들이 이 대표 측근에게 건넨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의 최종 사용처가 어디인지도 검찰 수사로 규명돼야 한다.

현재로선 이 대표가 검찰의 일정대로 27일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소환 자체엔 응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17일 이 대표는 일단 '소환에 응하겠느냐'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민주당 원내대표단과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하고, 무차별적인 야당 수사 대신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의 진상을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그간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대해 여러 차례 '당당한' 자세를 강조했고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일주일 전 성남지청에 출석한 사례를 비춰보면 다음달께 서울중앙지검의 소환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성남FC 후원금 사건 조사에 임한 만큼 위례 신도시·대장동 사건 조사에 응하지 않는다면 '사건 고르기'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성남지청 소환의 경우 검찰이 지난달 21일 소환조사 일정을 통보했고, 조율 과정을 거쳐 약 3주 뒤인 이달 10일 조사가 이뤄졌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조사를 마친 뒤 성남FC 사건의 제3자 뇌물 혐의와 묶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전망이다.

다만 민주당 과반인 국회에서 회기중 그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낮다.

현재 민주당 단독 요구로 1월 임시국회가 진행 중이고, 국회법상 2∼6월까지는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면 검찰은 불구속 기소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bo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