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한국의 도넘은 '명품 사랑' 집중 보도…"상표에 민감, 세계 최고 소비국가 우뚝”

[뉴스포커스]

1인당 평균 325불 지출, 美·中보다 훨씬 높아
"집 너무 비싸 못 사…미래 위한 저출 불필요"
욜로족 젊은 층 집착, '외모지상주의'도 한몫
부동산 가격 하락·가계부채 증가등 역풍 경고

“세계 최대 명품 소비자는 상표를 사랑하는(Label-Loving) 한국인이다.”

블룸버그가 한국의 명품 소비를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명품가방과 고가의 겨울 재킷을 입는 중산층이 늘고 연봉이 적어도 SNS의 영향을 받아 명품가방을 사는 젊은 층이 증가하면서 한국인이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명품 사랑’을 지탱하던 부동산 가격은 떨어졌고, 가계부채가 늘고 있다며 역풍을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25일 “현금이 있는 주택소유자, 지위를 쫓는 이들, 욜로(YOLO·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족, 밀레니얼 세대가 결합해 한국인의 1인당 명품 소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인이 지난해 명품 핸드백, 2000달러(약 246만원)짜리 몽클레어 패딩 등에 지불한 돈은 21조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4% 증가했다”고 전했다. 

한국인의 2022년 명품 구입 1인당 환산 금액은 325달러(약 40만원)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미국인과 중국인의 1인당 명품 구매 금액은 각각 280달러와 50달러다.

블룸버그는  “인구 5100만 명에 불과한 한국은 1억25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일본 못지않은 명품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며 “프라다, 구찌 등 최고급 브랜드의 전체 소매 매출에서 한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이상”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것이 명품 소비를 부채질했다.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일부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블룸버그는 “부동산을 가지고 있던 이들은 자신들이 더 부유하다고 느꼈다”며 “반대로 한국의 젊은이들은 결코 재산을 불리지 못할 것이라고 절망하면서 사치품에 돈을 썼다”고 분석했다.

롯데그룹이 내놓은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층의 명품 구매가 늘었다. 2021년 20대 명품 구매는 2018년 대비 70%나 증가했다.  보험회사에서 연봉 2만4000달러(약 2956만원)를 받는 30세 여성은 “친구들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명품가방을 가지고 있다”며 “2020년에 160만 원짜리 핸드백을 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Z세대는 욜로를 외친다”며 “집이 너무 비싸서 살 수도 없는데 미래를 위해 저축해야 하는 이유가 있냐”고 반문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외모지상주의가 명품 소비를 이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에서는 금전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며 “개인 사치품이 사회적 계층을 만드는 중요한 도구로 쓰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명품 소비를 지탱하던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다. 지난해 3분기 한국 부동산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하락했다. 여기다 한국의 가계 부채는 미국·일본·영국보다 높다.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사회학과 이원재 교수는 “팬데믹 동안 주식, 암호화폐,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모두가 자신의 미래를 낙관했다”며 “하지만 이런 호황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며, 거품 경제가 터진 뒤 1990년대 일본에서 일어났던 일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