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세 흑인 운전자 무차별 폭행 잔혹영상 공개 美 '발칵'…전역서 규탄 시위 폭풍 전야 긴장감

[뉴스인뉴스]

가해 경찰관 5명 모두 흑인, 즉각 해고 
소속 경찰 특수팀'전갈 부대'전격 해체
곳곳 항의시위에 '제2 플로이드' 우려도

교통 단속 중이던 경찰관들이 흑인 운전자를 집단 구타해 숨지게 한 상황을 고스란히 담은 상세한 영상이 27일 공개되며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분노를 표출하며 체포 과정의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미국 전역에서 규탄 시위가 들끓을 조짐을 보이며 일순간에 폭풍 전야의 긴장감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테네시주 멤피스 경찰은 지난 7일 흑인 청년 타이어 니컬스(29)를 때려 사망에 이르게 한 당시 상황이 담긴 약 67분 분량의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흑인 경찰관 5명이 니컬스를 무차별 폭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니컬스가 “그냥 집에 가는 길”이라고 항변하고 “엄마!”라고 외치며 울부짖었지만, 경찰은 후추 스프레이를 얼굴에 뿌리고 머리를 수차례 발로 걷어차는 등 집단 구타했다. 희귀병인 크론병을 앓던 니컬스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지난 10일 심부전과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현장에서 니컬스에 몰매를 가한 경찰관 5명은 모두 흑인이었다.해당 경찰관들은 모두 해고됐으며, 대배심은 전날 이들을 2급 살인과 가중 폭행 등 혐의로 기소할 것을 결정했다.

세를린 데이비스 멤피스 경찰서장은 AP 인터뷰에서 "경찰관들의 행동은 악랄하고 난폭했으며 비인도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경찰 당국은 니컬스를 무차별 구타해 숨지게 한 경찰들이 소속된 멤피스 경찰 특수 부대를 즉각 해체했다. 멤피스 경찰은 28일 니컬스를 사망케 한 경찰 5명이 소속된 '전갈 부대'(scorpion unit)를 전격 해체한다고 발표했다.

스컬피언 부대는 살인, 강도, 갱, 마약 등 강력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2021년 11월 발족했다. 40명 경찰이 4개 팀으로 나뉘어 도시 범죄 지역 순찰을 전담하고 있다.

데이비스 경찰서장은 "스컬피언 부대를 영구적으로 비활성화했다"고 말했다.

이날 멤피스와 워싱턴DC, 보스턴 등 도시에서는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거리에서 행진을 벌였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사건이 2020년 5월 미네소타주에서 비무장 상태였던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했을 당시와 마찬가지로 전국적인 항의 시위를 불러올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