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1일째 12세 소년, 26세 남성도 잇따라 구조돼

(이스탄불·서울=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유한주 기자 = 규모 7.8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 11일째인 16일(현지시간)에도 튀르키예 곳곳에선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 AFP, 아나돌루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밤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 안타키아의 한 건물 잔해에서 34세 남성 무스타파 아브치가 구조됐다.

지진 발생 261시간(10일 21시간) 만의 구조였으나 아브치의 건강 상태는 양호했다.

그는 들것에 실린 채 자신의 갓난아이를 안은 부모와 영상통화를 했다.

그는 "난 괜찮다. 아무 문제도 없다"며 "어머니와 다른 이들은 괜찮냐"고 물었다.

아버지 알리 아브치는 "모두 괜찮다. 다들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웃었다.

아버지 아브치는 이후 기자들에게 "모든 희망을 잃었었다. 폐허를 봤을 때 아무도 살아 돌아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고 있었다"며 "그들이 내게 아들을 돌려줬다. 이건 진정한 기적"이라고 감격했다.

아브치에 이어 같은 건물에서 26세 남성 메흐멧 알리 샤키로을루도 구조됐다.

샤키로을루는 "구조대가 음식을 줬지만 나는 잠들었다. 잠에서 깼을 때 구조됐다"고 말했다고 현지 구조대가 구조 상황을 전했다.

구조대는 그러면서 "샤키로을루가 먹는 상상을 했는지 충격 속에 헛것을 봤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는 안타키아의 또 다른 건물 잔해에서 12세 소년 오스만 할레비예가 사고 260시간 만에 구출됐다.

할레비예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구조 당시 건물 잔해와 기둥 등으로 덮인 작은 공간에 쪼그려 앉은 자세로 버티고 있었다고 CNN은 전했다.

구조당국은 할레비예를 즉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러한 소식은 하타이주 일대에서 이날 오후 9시 47분께 규모 5.2의 여진으로 손상됐던 일부 건물이 완전히 붕괴하는 등 피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전해졌다.

이달 6일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은 지금까지 튀르키예에서만 3만6천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는 등 21세기 들어 6번째로 많은 인명피해를 낸 자연재해로 꼽힌다.

시리아 측 사상자 집계를 포함하면 양국 전체 사망자 수는 확인된 것만 4만2천여명에 이른다.

시간이 흐르면서 잔해에 갇힌 생존자가 구조되는 빈도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기적적 구출 소식이 이어지고 있기에 현장에선 더 많은 사람을 살려낼 수 있다는 희망이 꺼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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