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민주 총동원령…양당 의원 전원 참석해 표결

민주 169명 중 최소 31명 '이탈표' 분석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박형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됐다.

헌정사상 최초의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투표 결과는 재석 의원 297명 가운데 찬성 139표, 반대 138표, 기권 9표, 무효 1표였다.

민주당이 '압도적 부결'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표결 결과는 가결 정족수에 딱 10표 모자란 '아슬아슬한' 부결이었다.

이날 표결에 앞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자당 의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리며 최대한 표를 끌어모았다.

국민의힘에선 국무위원까지 동원해 구속 중인 정찬민 의원을 제외한 114명 의원 전원이 참석했고, 민주당 역시 169명 전원이 본회의에 출석했다.

표결 결과 찬성표가 139표에 달한 만큼 국민의힘 내부 이탈표는 없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이탈표가 대거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주당은 169석을 기반으로 한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었다.

지난해 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반대가 161표나 나왔던 만큼,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표는 이를 웃돌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이날 표결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수(169명)와 반대표(138표)를 고려하면 최소 31명이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체포동의안 반대 입장을 밝힌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5명) 등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고 가정할 경우 민주당 내 이탈표는 최대 37표까지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다.

찬성표만 놓고 계산하면 민주당 내 '반발' 표심은 더욱 두드러진다.

국민의힘(114석)과 체포동의안 가결 의사를 밝힌 정의당(6석)에 더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되는 조정훈(시대전환)·양향자(무소속) 의원까지 더하면 예상 가능한 찬성표는 122표다.

실제 표결 결과 찬성표는 139표에 달했다. 민주당과 야권 성향 무소속 의원들 사이에서도 찬성표가 17표나 나왔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거 이탈표를 예상하지 못한 민주당은 표결 결과에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민주당의 무더기 이탈 표심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도부 전체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당이 이 대표와 지도부에 대해 경고의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이재명 체제'에 대한 반감이 표결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표결 후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민주당 의원들조차 이 대표가 말하는 '검찰의 정치 탄압'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고, '이 대표로는 안 되겠다'고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 읽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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