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싱크탱크 '헬스이퀄스'650개 선거구 통계 분석…부촌·빈촌 기대수명 12세 차이

[뉴스진단]

주거·교육·소득 등이 수명에 영향 추정

부유한 지역에서 태어나면 대체로 더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영국에서 나왔다.

20일 더타임스에 따르면 29개 보건 싱크탱크 연합체인 '헬스이퀄스'(Health Equals)는 통계당국 자료를 토대로 영국 650개 선거구의 기대수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기대수명은 당장 태어나는 아기가 살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기간을 나타내는 지표로 그 지역의 보건·복지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헬스이퀄스 분석 결과 잘 사는 지역과 못 사는 지역은 기대수명에 뚜렷한 격차가 있었다. 기대수명이 가장 긴 선거구 20곳 가운데 15곳은 부촌이 많은 런던과 영국 남동부 지역에 있었다. 반면 기대수명이 가장 짧은 20개 선거구 가운데 17곳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등 빈곤한 지역이었다.

한 예로 런던의 부촌 헴프스테드에서 태어나는 아기는 88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됐지만, 상대적으로 가난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태어난 아기는 그보다 12년 적은 76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됐다.

사는 지역에 따른 기대수명 격차는 더 벌어지는 추세다. 가장 잘사는 부촌과 가장 못사는 빈촌 사이 기대수명 격차는 최근 20년 사이 2년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헬스이퀄스는 아기가 나고 자란 지역이 개인의 행동 또는 유전요인보다도 미래의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격차는 영국의 무상의료인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부담을 늘리면서 노동력을 이탈시켜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더타임스는 “부실한 주거, 기대 미만의 교육, 그리고 빈곤으로 인해 수백만명의 수명이 10년씩 단축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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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근 건강수명 길어
지역별 격차 최고 5.9세

한국에서도 유사한 분석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고려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가 지난해 ‘제2차 미래 건강전략 포럼’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지역별 건강수명 격차는 5.9세로 나타났다. 건강수명이란 기대수명에서 질병이나 사고로 원활하게 활동하지 못하는 기간을 뺀 나머지 수명을 가리킨다. 윤 교수는 “주로 서울과 수도권의 건강수명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