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민 "그냥 지나갈 수 없다는 당내 공감대"…이준석 "윤리위 머리 아플 것"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기자 = 대통령실 '공천 개입' 논란을 부른 녹취 파문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린 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어린이날인 5일에도 갑론을박이 계속됐다.

당내에서는 태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그가 스스로 최고위원직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하지만, 징계 사유가 불분명한 만큼, 태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면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일각에선 나온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는 7∼8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과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등 여러 정치적 일정을 언급, "이런 주요한 이슈와 의제들이 이른바 최고위원 문제, 정치 뉴스로 전부 가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상당하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더군다나 태영호 의원이 녹취록이 나오니 민주당 관계자들이 자당 돈 봉투 녹취록을 이 문제로 적정 수준 물타기 하는 듯한 정치 행위를 보였다"며 "이걸 그냥 없던 일처럼 지나갈 수 있냐고 하는 문제의식에는 많은 당원과 지도부 내에서 공감 정도는 있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태 최고위원을 향한 자진 사퇴 요구에 대해선 "당의 어려운 위기를 정무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이런저런 행동들이 필요하다고 누군가 이야기한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많은 부분이 가능성 있는 일들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재오 상임고문도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녹취록이 말끔하게 정리가 되려면 당사자들에 대해서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최고위원 사퇴를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임고문은 "(대통령실이) 공천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하려면 그 빌미가 된 이진복 정무수석을 경질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반면 이준석 전 대표는 MBC 라디오에 출연해 태 최고위원에게 1년 이상의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 "당원들의 선택으로 두 달 전에 선출된 사람의 총선 출마를 봉쇄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특히 "사실 태영호 의원은 징계를 왜 해야 하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초에 '4·3 발언' 같은 걸 할 때는 왜 가벼운 경고 정도로 끝냈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 돈 봉투 의혹을 비판하기 위해 썼던) 'JMS'(Junk, Money, Sex)는 집단 모욕보다는 말실수에 가까운 데 중징계를 때려야 되느냐"고 따졌다.

이 전 대표는 녹취 파문에 대해서도 "유출된 내용상 태 의원이 잘못한 것인지, 이진복 수석이 잘못한 것인지, 뭘 갖고 징계하는지도 불분명하다"며 "윤리위가 머리가 아플 것이고 징계 수위 자체도 상당히 논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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