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별세

[이탈리아]

화려한만큼 스캔들과 논란 얼룩진 86세 삶 마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아(사진)전 이탈리아 총리가 12일 86세 나이로 밀라노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그는 2021년부터 골수 백혈병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루스코니는 화려했던 만큼 스캔들과 논란으로 얼룩진 삶을 살았다. 자수성가한 갑부인 동시에 좌절과 상실도 숱하게 겪었다. 

뉴욕타임스는 “이탈리아인에게 그는 우스꽝스럽지만 처량한, 때로는 야유를 퍼부을 수 있는, 끊임없는 오락거리였다”고 평했다. 여러모로 논란이 많은 인물인 베를루스코니의 별세 소식에 이탈리아에선 지금 전국적인 추모 분위기가 일고 있다.

미디어 재벌인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자신 소유 미디어의 힘을 활용해 인기를 유지했고 각종 성추문과 부패 의혹에도 불구하고 총리를 3차례나 지냈던 인물로 유명하다. 원래 건설업으로 부를 축적한 그는 이탈리아 민영방송을 경영해 미디어 재벌이 됐다. 1994년 5월 처음 총리에 올랐으나 1년도 되지 않은 이듬해 1995년 1월 총리에서 물러났다. 2001년에 다시 집권에 성공해 2006년까지 총리직을 수행했다. 2008년 이탈리아 사상 처음으로 3선 총리가 되어 2011년까지 집권했다. 

그러나 그는 2010년 밀라노 인근에 있는 자신의 호화 별장에서 당시 17살 미성년자였던 모로코 출신 댄서 카루마 엘 마흐루그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되는 등 성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013년 탈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상원의원직 박탈과 함께 2019년까지 공직 출마를 금지당한 그는 밀라노법원이 2018년 복권 요청을 받아들여 정치에 복귀할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열린 이탈리아 총선에서 상원의원에 당선돼 85살 나이에 다시 현역 의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