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 희생자가 81% 차지…경제 피해는 홍수가 가장 커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1980년 이후 유럽에서 기상이변으로 20만명에 가까운 희생자와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고 유럽 환경청(EEA)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EE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1980년에서 2021년 사이에 홍수와 폭풍, 혹서와 혹한, 산림 화재와 산사태로 인한 희생자가 19만5천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EEA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5천600억유로에 달했으며 보험 보상을 받은 것은 30% 정도인 1700억유로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희생자 가운데는 혹서로 인한 피해자가 81%로 가장 많았으나 혹서로 인한 경제 피해는 전체의 15%에 불과했다.

반면 홍수로 인한 인명피해는 전체의 2%에 불과했지만 전체 경제적 피해의 56%가 홍수로 인한 피해였다고 EEA는 설명했다.

EEA는 이어 노령층일수록 혹서에 취약하기 때문에 노령인구를 보호하기 위해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EA는 대부분 국가가 기후변화 적응정책과 보건정책을 통해 고온 현상이 심혈관과 호흡기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비하고 있지만 탈수나 열사병에 대한 대비는 불충분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 지구적 기온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면서 특히 농업이 파괴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도가 1.5℃ 올라가면 이로 인한 연간 경제적 손실이 현재 90억유로에서 금세기말에는 250억유로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지구 온도가 2℃ 올라가면 310억유로, 3℃ 올라가면 450억유로에 이르는 연간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EEA는 농민들이 기온상승과 가뭄에 대비해 작물품종과 파종 시점 변경, 관개 방식 변화 등을 모색하지 않으면 농가 수입 감소를 면치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EA가 이번에 발표한 집계에는 지난해 유럽지역을 강타한 폭염 피해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2016년~2019년 평균보다 16% 정도인 5만3천여명이 더 희생됐으며 스페인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폭염으로 4천600여명이 사망했다

EEA가 지난해 2월 발표한 1980년~2020년 사이 기상이변으로 인한 사망자 수와 경제적 피해 규모는 각각 14만2천명과 5천100억유로였다.

EEA는 인간이 초래한 기상이변이 지난해 가뭄 위험을 대여섯배나 증가시켰으며 최근 수년간 발생한 산불 피해 면적보다 두배나 넓은 지역이 산불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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