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스위스의 한 산간 지역에서 거대한 암석이 무너져 내렸지만, 미리 위험을 감지하고 주민들이 모두 대피한 인근 마을은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6일(현지시간) 새벽 스위스 동부 그라우뷘덴주(州) 브리엔츠 마을에서는 주변 산에서 지반 침하로 암석 덩어리가 무너지면서 마을 입구 가까이까지 부서진 바위들과 토사가 쏟아져 내렸다고 이 마을이 속한 지방자치단체인 알불라 측이 밝혔다.

알불라의 크리스티안 가트만 대변인은 현지 신문에 "아마도 암석 덩어리가 어젯밤 11∼12시부터 매우 빠르게 미끄러졌을 것"이라며 "밤중이어서 보이지는 않았지만 바위가 부서지며 많은 소음을 냈다"고 전했다.

산사태는 거대한 암석 덩어리가 그대로 내려오지 않고 부서져 흘러 내려오는 모습이었다고 가트만 대변인은 덧붙였다.

산에서 굴러떨어지는 돌덩이와 토사는 브리엔츠 마을 입구에 위치한 학교 바로 앞에서 멈춰 섰다. 높이가 1m가량 되는 토사가 마을 입구 부근의 도로까지 뒤덮었지만 브리엔츠 마을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주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마을은 지난달 대피령에 따라 주민 84명 전원이 집을 버리고 임시숙소로 옮긴 곳이다. 현지 당국은 마을 뒷산에서 지반이 흔들려 암벽이 움직이고 있으며 한 달을 넘지 않은 시기에 암석이 마을로 굴러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시 당국은 흔들린 암석의 크기가 200만㎥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 거대한 암석 덩어리가 그대로 굴러떨어지면 마을을 덮치고도 남는다는 판단에 따라 주민들은 모두 집을 비웠다.

현재 추가로 산사태 위험이 발생할 징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우뷘덴주에서는 2017년 대형 산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

당시 해발 3천300m가 넘는 봉우리에서 400만㎡에 달하는 바윗덩이와 토사가 흘러내려 가옥과 축사 수십 채가 파손됐고 주민 8명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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