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이전보다 65% 빨리 녹아 위험수위

“강 담수량 급감, 16개국 20억명 생명?생계 위협”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가 있는 히말라야산맥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는 2011~2020년 히말라야산맥의 빙하가 이전 10년 동안보다 65% 더 빨리 녹았으며, 현 추세대로 온실가스가 배출될 경우 21세기 말에는 현재 빙하의 80%가 녹아 없어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ICIMOD는 빙하 유실의 영향으로 히말라야산맥에서 발원한 12개 강의 담수량이 크게 줄어들어 16개국 20억명이 생명과 생계에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히말라야산맥은 남·북극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만년설과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다. 이사벨라 코지엘 ICIMOD 부국장은 빙하는 약간의 온도 상승에도 민감하다며 “눈과 빙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재해가 더 치명적 규모로 자주 발생하고, 재해로 인한 비용도 더 많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돌발적 홍수와 산사태가 가장 먼저 닥쳐올 위험으로 꼽힌다. 힌두쿠시 지역의 빙하호 200곳이 가장 큰 홍수 위험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인도·파키스탄 일대는 기후변화로 인한 돌발 홍수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눈과 빙하로 덮여 있는 영구동토층까지 녹을 경우 산사태의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수와 산사태는 농업, 식량안보, 에너지 문제를 연쇄적으로 일으키며, 궁극적으로 일부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빠지는 등 생물 다양성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히말라야산맥 곳곳의 수력발전소 역시 빙하 유실로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도 보고서에 담겼다. 제이컵 스타이너 ICIMOD 연구원은 “빙하 녹는 속도가 정점에 도달하고 녹은 물이 줄어들면 미래의 수력발전소는 원래 설계상 필요한 물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ICIMOD는 중국, 인도, 네팔,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부탄 8개국으로 이뤄진 정부 간 협력기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