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된 첫날인 28일 주요 외신들은 "한국인들의 나이가 하루 새 한두살씩 어려졌다"며 관련 소식을 관심 있게 전했다.

일부 외신은 위계 서열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에서 나이 변화가 갖는 의미를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현지시간으로 27일 '새로운 나이 계산법 덕에 모든 한국인이 최소 한 살 더 젊어진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고했다.

이 매체는 "한국인은 자궁에서 보낸 시간을 나이에 반영하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보다 통상 한두살 더 나이가 많다고 여긴다"라며 "주요 국가 중 이런 관습을 가진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전통적인 나이 셈법은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를 중요시하는 사회환경과 직장에서 널리 사용돼왔다"라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은 한국의 경우 전통 셈법에 따른 '한국 나이' 외에 '만 나이'와 '연 나이' 등 총 3개의 나이 계산법이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강조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1977년 12월 31일생인 가수 싸이를 예로 들며 그가 만 나이로는 45세지만, 연 나이로는 46세, 한국 나이로는 47세라고 설명했다.

BBC는 "만약 이게 혼란스럽게 들린다면, 그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종종 다양한 시스템을 오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놀이터에서 처음 만난 아이들조차 '너 몇살이니'라고 먼저 묻을 정도로 한국 사회에서는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만 14세인 학급 친구들이 만 13세인 같은 반 친구에게 형이라고 부르라고 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엄격한 위계 체계에 익숙한 한국 사회 일각에선 새 제도 시행으로 다소간 혼란을 겪는 경우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WSJ은 '나이 계산기'의 등장 소식도 전하면서 "일부 한국인은 자신의 만 나이를 계산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다 보니 기업들과 정부 기관은 만 나이 계산법을 알려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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