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파워’ 외교부장 20여일째 행방 묘연, 장기 부재 둘러싸고 온갖 루머 무성

[중국]

미모의 앵커와 혼외 관계, 혼외자 출산 소문
‘주미 주중대사 시절 기밀 유출 조사’ 의혹도
외교부는 “건강에 이상” 구체적 언급 삼가

친강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20여일째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추며 그의 상황을 둘러싼 추측이 무성하다.

친강 부장은 지난달 25일 베이징에서 스리랑카·베트남 외교장관과 러시아 외교차관을 만난 것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는 이달 초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최근 존 케리 미 기후특사가 중국을 찾았을 때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지난 4일 시진핑 국가 주석이 화상으로 참석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도 배석하지 않으면서 그의 부재를 둘러싸고 국제 사회의 관심이 커졌다.

중국 외교부는 구체적인 설명을 삼가고 있다. 왕원빈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례 브리핑에서 친 부장에 관한 질문에 “당신이 언급한 상황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나흘 뒤인 11일 브리핑에선 친 부장의 신체(건강) 원인을 거론하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 회의에 친 부장 대신 상급자인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참석한다고 발표했다.

이에대해 홍콩 성도일보는 지난 10일 친 부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휴양 중이라며 조만간 업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통상 2주 정도면 회복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이외의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커진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그가 한 방송국 여성 아나운서와 불륜 관계를 이어오다 적발됐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중국 공산당은 공식적으론 간부들의 혼외관계를 금지하며, 부패 혐의로 적발할 때 불륜 사건이 이용되는 경우가 있다.

SNS에서 친강 부장과 홍콩 봉황위성TV 여성 아나운서 푸샤오텐 사이에서 혼외자를 출산했다는 소문도 빠르게 돌고 있다. 올해 초 푸샤오텐이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과 함께 신생아 사진이 올라오면서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은 채 중국인이라고만 한 점 등에 주목했다.

특히 푸샤오텐은 올해 3월 19일에 누군가를 향해 장문의 생일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친강 외교부장의 생년월일은 1966년 3월 19일이다. 또 푸샤오텐은 33세에 자신이 공부했던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에 정원을 기부했는데, 젊은 나이에 그만한 거액의 기부금이 어디서 나왔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푸샤오텐의 마지막 웨이보 게시물은 지난 4월 10일로 끝이다.

친강은 중국에서 시진핑 눈에 들어 ‘헬리콥터식 초고속 승진’을 한 인물이다. 지난해 12월 30일 왕이 현 중앙정치국 위원의 후임으로 외교부장에 발탁됐고, 지난 3월엔 전례에 비해 3년 정도 빨리 국무원 지도부 구성원인 국무위원에 올랐다. 중국의 외교 노선인 거친 ‘전랑(늑대 전사) 외교’의 지휘자이기도 하다.

중국 외교가는 친강이 낙마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중국의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체제 특성상 외교 수장이라 해도 하루아침에 대외 공표 없이 잘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중화권 매체는 주미 주중대사를 지낸 친강이 미국에 군 기밀을 유출 간첩 혐의 등으로 조사받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