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철저 규명해야"…"그렇게 많은 예산 투입됐는데 파행 이유 뭔지 국민 궁금해해"

조직위·전북도·여가부 예산 등 들여다볼 듯…공식적으론 '시기상조' 신중 모드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한혜원 이동환 기자 =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파행 사태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대회 종료 뒤 대대적인 감찰 및 감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잼버리 조직위원회와 전라북도, 여성가족부 등 관계 기관과 부처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파행 원인을 파악하고, 향후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차원이다.

감사 필요성은 여당에서 먼저 제기됐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8일 논평에서 "국민 혈세가 적재적소에 사용됐는지, 예산 운용과 대회 준비에 방만한 점은 없었는지 철저히 규명하고, 잘못이 드러나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렇게 많은 예산이 투입됐는데도 행사가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된 이유가 뭔지 국민들이 궁금해한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경위 등을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행사를 위한 조직위를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한 가지 과제"라고 강조했다.

감사원 등 사정기관도 감사를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감사원 관계자는 통화에서 "잼버리 운영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 향후 관련 기관 등에 대한 감사 착수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대통령실과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태풍 카눈의 한반도 관통에 대비해 3만7천여명의 스카우트단을 분산 수용하는 등 대회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시점에 감찰이나 감사를 거론할 단계는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잼버리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지원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일단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차원의 조사나 감찰 계획에 대해 "지금은 잼버리를 잘 마치는 것이 급선무라 그런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잼버리 파행의) 원인을 밝히는 문제는 잼버리가 끝나고 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잼버리 현장을 지켜온 국무조정실 관계자 역시 통화에서 "감찰은 나중에 얘기해도 늦지 않는다"며 "대규모 작전 중에 누가 그런 얘기를 꺼내겠나"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관계자들의 발언 중 '일단', '지금은', '잼버리가 끝나고' 등의 언급으로 유추해 볼 때 대회 종료 후에는 어떤 식으로든 이번 파행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