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예선전을 앞두고 팬들 간 충돌 끝에 20대 남성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오후 그리스 아테네 외곽의 OPAP스타디움 인근에서 홈팀 AEK 아테네와 디나모 자그레브(크로아티아) 서포터 수백명이 얽힌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고 영국 BBC방송,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원정팀 선수들이 훈련을 마치고 1시간 30분이 지난 후 100여명의 자그레브 팬이 아테네 팬들과 충돌했다.

돌, 신호탄을 비롯해 각종 물건을 투척한 양 팀 팬은 몽둥이까지 휘둘렀다. 이 과정에서 흉기에 여러 차례 찔린 29세 남성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 사태에 연루된 98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84명이 크로아티아인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 가운데 UEFA도 9일 예정된 아테네와 자그레브의 UCL 3차 예선 1차전을 19일로 연기했다. 15일 자그레브에서 예정된 2차전은 그대로 진행된다.

UEFA는 성명을 내고 "유족, AEK 아테네, 팬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애도를 표한다. 스포츠에서 폭력은 퇴출돼야 한다고 다시 강조한다"며 "빨리 끔찍한 행위를 저지른 이가 체포돼 법정에 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디나모 자그레브도 성명을 통해 "아테네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구단과 우리 지역사회가 추구하는 가치, 도덕과 어긋난 일"이라고 밝혔다.

그리스에서는 지난해 2월에도 아리스와 PAOK 팬들이 충돌한 끝에 19세 남성이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가해자들은 이 남성이 자신과 같은 팀을 응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단 구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그리스 정부는 팬들이 폭력을 행사할 시 최고 형량을 징역 6개월에서 5년으로 늘리는 등 '축구 범죄' 단속에 나섰으나 1년 반 만에 유사 사건이 재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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