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축구 선수 참사

사람을 입에 물고 유유히 헤엄을 치는 악어를 포착한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악어를 사살했지만 악어의 공격을 받은 남자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그는 현역 축구선수였다.

남미 코스타리카 현지언론에 따르면 여름휴가를 이용해 아내와 두 어린 아들과 함께 산타크루스 사촌의 집을 방문한 축구선수 헤수스 로페스 오르티스(29)는 날씨가 덥다면서 하천에 뛰어들었다.

물에 뛰어든 오르티스는 잠시 헤엄을 치면서 더위를 식히는가 싶었지만 이내 비명을 질렀다. 언뜻 봐도 오르티스보다 2배는 커 보이는 대형 악어가 어디선가 출현해 그를 공격한 것.

아내 프란치니는 “악어가 공격하자 남편이 도와달라는 말도 못하고 비명만 질렀다”면서 “내가 고함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으나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얼마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경찰이 출동했으나 악어와 오르티스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주민들과 소방대까지 투입돼 수색을 벌인 끝에 경찰은 신고 접수 3시간 만에 오르티스를 공격한 악어를 발견했다. 악어는 오르티스를 입에 문 채 하천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다. 경찰은 악어를 현장에서 사살했다.

소방대가 수습한 악어는 길이만 4m에 달하는 큰 개체였다. 악어는 오르티스를 공격했지만 시신을 뜯어먹진 않아 시신은 비교적 온전한 상태였다. 오르티스가 활약했던 축구팀 데포르티보 리오 카냐스는 성명을 내고 그의 사망을 애도했다.

코스타리카에선 해마다 적게는 90건, 많게는 120건 악어 공격사건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