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택시 지난달부터 '감사 팁' 기능 시범 도입 계기, 인터넷서 뜨거운 논쟁 거리 부상

일부 빵집, 카페에서도 '팁 박스'등 비치 
71% 소비자 카카오 택시 팁 도입에 반대
"여기가 미국이냐"소비자 대부분 부정적

미국 문화로 여겨지는 ‘팁’(tip·봉사료)에 대한 논쟁이 국내에서도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일부 서비스 기업들이 팁 제도를 도입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대체로 우리 문화 의식이 팁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아직은 부정적 여론이 높다다.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19일부터 별도 교육을 받고 승차 거부 없이 운영되는 카카오T블루에 ‘감사 팁’ 기능을 시범 도입했다. 카카오T 앱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이용한 직후 서비스 최고점인 별점 5점을 준 경우 팁 지불 창이 뜬다. 승객은 1000원부터 1500원, 2000원까지 골라서 팁을 줄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팁 지불 여부는 승객의 자율적인 선택 사항이고 이 회사가 가져가는 수수료도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SNS 상에는 팁을 요구받았다는 글들이 게재되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서울 연남동에서 팁을 요구하는 카페가 생겼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 게시자는 카운터에서 주문받는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직원에게 팁 어떠신가요”라고 묻더니 5%, 7%, 10% 항목이 있는 태블릿PC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국내 유명 빵집에서 카운터에 현금이 담겨있는 ‘팁 박스’(사진)를 뒀다는 목격담도 있다. 이 밖에 온라인 커뮤니티엔 서울 강남 미용실에서 손님이 좋은 서비스를 위해 미용사에게 팁을 주는 개념으로 빵·디저트 등을 제공하는 행위가 유행이라는 글도 올라와 있다. 또 많은 골프장에서도 무분별한 팁이 번지고 있다. 

이 같은 팁 문화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우리가 따라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과 팁을 낼 정도로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게 주된 이유다.
한 직장인은 “외국의 팁 문화도 이해되지 않는데 우리나라도 도입한다니 싫다”며 “그만큼 (좋은) 서비스를 받는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남성은 “내가 내는 가격에 서비스 비용이 다 포함됐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할 게 아니라 (사장이) 직원 월급을 올려주면 될 일”이라고 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카카오 택시 팁 기능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도입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71.7%로 집계돼 팁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엄밀하게 현행법 상 식당이나 카페에서 팁을 따로 요구하는 행위는 식품위생법에 위반될 수 있다. 법 규정에 ‘영업소의 외부 또는 내부에 가격표를 붙이거나 게시하고 가격표대로 요금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표는 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손님이 실제 내야 하는 가격이 표시된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