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극물 홍차, 아파트 계단 피격, 병원 건물 추락사…

"죽음은 모든 문제 해결"스탈린 모방
청산가리 독성 25만배 '폴로늄' 사용

프리고진의 전용기 추락사가 단순 항공사고가 아닌 암살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비행기가 추락한 경위는 구체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푸틴이 배후일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보고를 받고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난 놀랍지 않다"면서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동안 푸틴 정권에 반기를 들었거나 대립각을 세웠던 인사들이 의문사한 사례가 그간 여러 차례 발생했다.
독극물, 총격, 추락, 의문사 등 사망 이유도 다양하다. 푸틴 정권이 ‘죽음은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무자비한 말을 남겼으며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한 옛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정적 숙청을 모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을 배후로 의심하는 암살설은 2006년 6월 발생한 홍차 독살 사건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영국으로 망명한 전직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한 호텔에서 전 동료가 전해준 홍차를 마시고 숨진 사건이다. 문제의 찻잔에서는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기 어려운 방사성물질인 폴로늄이 발견됐다. 생산·유통·보관이 극도로 어려운 독성 물질이 사망 요인으로 지목됐다는 점에서 러시아 당국의 연루 의혹이 강하게 일었다.

같은 해 10월 7일에는 야권 지도자였던 안나 폴릿콥스카야가 자택으로 가는 아파트 계단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러시아군의 체첸 주민 학살을 고발했던 언론인 출신이다.
2013년에 발생한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사망 사건 역시 의문사로 남아 있다.
영국으로 망명후 자동차 폭팔 등 여러차례 암살 위기를 넘겼던 베레조프스키는 런던 부촌의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15년에는 보리스 넴초프 전 총리가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숨졌고,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최대 민영 석유업체인 루크오일의 라빌 마가노프 회장이 모스크바의 병원에서 추락사했다. 마가노프 회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던 인물이다.
소련이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의한 암살 시도 또한 빈번했다. 2020년 8월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시베리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노비촉에 중독됐다. 독일 베를린의 한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2018년 러시아와 영국의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도 영국 솔즈베리의 쇼핑몰에서 노비촉에 중독됐다 겨우 깨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