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장, 고소득 보장 못해 "고졸이면 충분"…13년 사이 대학생 250만명 줄어

[뉴스진단]

2030년 대졸인력 650만명 부족

미국인들 사이에 대학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드는 학비 등 총비용이 크게 상승한 반면 대학 졸업장이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수지가 안 맞는 투자’란 인식이 확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5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6월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36%만이 고등교육에 대한 신뢰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57%)과 2018년(48%)보다 크게 감소한 것이다. 다른 여론조사에선 Z세대(1995~2004년생)의 45%가 “고교 졸업장이면 충분한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응답했다. 갤럽의 2021년 조사에선 미국인 학부모 중 46%가 자녀가 고교 졸업 후 4년제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실제로 대학 등록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10년 미 전역 대학에 등록한 학부생 수가 1800만명이 넘었던 데 비해 2021년에는 1550만명을 밑돌았다. 13년 사이 무려 250만명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2016년까지 고교 졸업자의 70% 이상이 대학에 진학했으나 최근 대학 진학률은 62%로 감소했다.

이 같은 미국의 변화 양상은 다른 선진국의 대졸자 수가 증가하는 것과도 정반대다. 2000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청년들의 학사학위 취득률은 평균 20% 이상 증가했다. 영국의 경우 학부생 수가 2016년에 비해 12% 증가했고, 미국은 같은 기간 8% 감소했다. 
NYT는 “미국에서 대학교육을 받는 데 비용은 급증하는데, 대학 졸업 후 얻는 수익은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1980년대 이후 대졸자와 고졸자의 임금 격차를 뜻하는 ‘임금 프리미엄’은 점차 증가해 왔다. 2000년대 초반 이들 간 임금 격차는 60%를 넘었으며 이후 65% 안팎을 맴돌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4년제 사립 및 공립 대학 등록금은 1992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국 사립대학에 다니는 데 드는 1년간 총비용은 생활비를 포함해 연간 5만8000달러로 추산된다. 비용 충당을 위해 학비 대출을 받는 대학생이 늘어나 이들의 총부채 규모는 1조6000억 달러로 2007년(5000억 달러) 대비 3배 이상 많아졌다.

미국의 대학 입학생 중 40%가 졸업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공에 따라 고임금을 받을 가능성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템플대 더글러스 웨버 교수 연구에 따르면 경영학, 공학 등 학위가 있으면 고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약 75%에 달하지만, 예술이나 인문학 등을 전공할 경우 고임금은 보장받기 어렵다.
NYT는 “대졸자 감소로 미 경제는 2030년까지 1조2000억 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생길 것이며 2030년까지 미국 노동시장에서 대졸 인력 650만명이 부족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