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6.8 강진 강타, 사망자 2100명 훌쩍…비탄 속  여진 공포에 광장 등에서 며칠째 노숙

[모로코]

중환자, 실종자 많아 사상자 증가 우려
부실건축 재앙키워…구조 작업도 난항

북아프리카 모로코를 강타한 120년 만의 최강 지진 희생자가 2천1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지진 발생 사흘째 규모 4.5의 여진이 관측되고 인명 구조의 릫골든타임릮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필사의 생존자 구조·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모로코 당국은 군까지 동원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구조대의 접근이 어려운 산간 지역의 피해가 커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사망자 1만명' 가능성 35%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1시 11분께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쪽 약 71km 지점에서 관측된 규모 6.8의 지진은 지난 120여년간 이 주변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다.
동쪽으로 모로코와 국경을 접한 알제리는 물론 지중해와 대서양 건너 스페인, 포르투갈에서도 감지될 정도였다. 이 때문에 돌과 석재로 만들어진 고대 도시의 건물들과 벽들이 지진에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모로코 국영 일간지 르 마탱은 10일 오후 4시 현재까지 이번 지진으로 2천122명이 숨지고 2천421명이 다친 것으로 보도했다.
내무부는 중환자의 수가 많은 데다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되는 터라 사상자가 더 늘 것으로 내다봤다.
USGS도 이번 모로코 강진의 인명피해 추정치 평가를 이날 지진 발생 직후 내린 기존의 황색경보에서 적색경보로 두 단계 상향하고 이번 재해로 인한 사망자가 1천∼1만명일 가능성을 35%로  예상했다. 

◇ 강진후 72시간이 골든타임

강진 피해 지역에서는 필사의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인명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지진 발생 이후 72시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국제적십자사연맹은 "앞으로 24∼48시간이 생존자 구조에서 매우 중요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 지역의 험준한 산세와 취약한 도로 여건이 구조대의 발목을 잡으면서 곳곳에서 가족을 잃은 생존자들이 절규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진앙과 가까운 알하우즈 주 물라이 브라힘 마을 광장에서는 주민들이 시신 수십구를 모아 간이 장례를 치른 뒤 공동묘지로 옮기는 모습이 항공사진으로 포착됐다
그런 가운데 여진 위험도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9시께 마라케시 서남쪽 83㎞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 "무너질까봐 집에 못들어가"

대부분 주민들은 여진이나 금이 간 건물의 추가 붕괴를 우려해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노숙하고 있다. 
고대 도시의 건물과 벽은 지진을 견디도록 설계되지 않은 까닭에 모로코에서는 전례가 드문 강력한 진동에 속수무책이었다.
진앙이 위치한 아틀라스산맥의 가장 중요한 유적 중 하나인 틴멜 모스크도 이번 지진으로 일부가 무너졌다.
한 관계자는 "모로코에선 스스로 집을 짓거나 저숙련 노동자의 도움을 받아 집을 짓곤 한다”며 “부실 건축물들을 생각하면 막대한 피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