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출신의 세계적인 영화감독 허우 샤오시엔(76)이 치매 투병으로 인해 영화계를 떠났다.
25일 대만 나우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허우 샤오시엔 가족은 이날 성명을 내고 허우 샤오시엔 감독이 치매를 진단 받았고, 영화 제작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차기작 ‘수란 강’을 작업하려 했으나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폐렴과 후유증 등으로 건강 상태가 악화되어 영화 제작을 포기했다. 대만 소식통은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사무실은 꽤 오래 전부터 폐쇄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허우 샤오시엔 감독은 에드워드 양과 함께 1980년대 대만 뉴웨이브의 선두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 수십 년간의 권위주의 통치 이후 민주화되고 있는 작은 나라를 세계 최대의 영화 수출국 중 하나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그의 영화는 역사성 의미를 갖는데 '비정성시'는 대만 2.28 사건을 최초로 그린 작품이다. 1947년 중국 내전이 격화되고 반공 히스테리가 끓어오르자 국민당이 수천 명의 대만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이 이 영화에 담겨져 있다. 그 전까지는 정부의 검열로 인해 언급이 불가능했다. '비정성시'는 1989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인디와이어는 이 작품을 1980년대 최고의 영화 100선 목록에 포함시켰다. 그는 이후 25년에 걸쳐 엄청나게 풍부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상하이의 꽃'은 90년대 최고의 영화 목록에 올랐고, 그는 2015년 그의 마지막 영화 '암살자'로 칸 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